"오늘 왜 나왔냐" 질문에 "내 말이 그말" 응수
동물농장 비유하며 "모든 동물 평등하지 않아"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공영방송 이사 선임에 대해 "법과 원칙, 정해진 절차에 따라 선임을 했다"면서 구체적인 선임 과정에 대해서는 "탄핵 중이므로 제 직무와 관련해서는 답변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14일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 관련 2차 청문회를 열었다.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이날 오후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부위원장)과 함께 주요 증인으로 참석했다.
이진숙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이 방문진 이사가 선임된 구체적인 과정에 대해 묻자 "법과 원칙과 정해진 절차에 따라서 선임을 했다"면서 "저는 탄핵 심판 중이고 제 직무와 관련해서 말씀드리는 것은 마땅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이 의원이 "오늘 여기 왜 나오셨냐"고 묻자, 이 위원장은 "아니,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이라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여기서 느끼는 게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몇몇 동물들은 더 평등하다는 그 발언을 떠올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심의 과정에 대해) 누군가에게 오더를 받았다든가 하는 말씀은 굉장히 모욕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2인으로도 위원회가 구성될 수 있기 때문에 만약에 (탄핵되지 않아) 위원장 자격으로 나왔다면 아마 위원님 지적하신 그 부분에 대해서 답변을 드릴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진숙 위원장은 이날 최민희 과방위원장과의 신경전도 이어갔다. 이 위원장은 증인 선서 이후 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제출한 다음, 인사 없이 자리로 향했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김현 의원(야당 간사)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고, 이에 최형두 국민의힘(여당 간사) 의원이 맞서며 논쟁을 이어가자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2분씩 드릴 테니 공개적으로 하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는 오전 시작부터 증인 채택과 자료 제출로 여야 간 고성이 이어지며 갈등이 계속됐다. 김태규 위원장은 방문진 이사 선임 당시 속기록 제출과 관련해 "위원회가 답해야 하는데 나는 위원회가 아니다"라면서 "인사에 대한 부분이라 답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태규 직무 대행이 증언을 거부하자, 과방위는 정당한 이유 없이 증언을 거부했다며 김태규 직무대행을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이를 두고 여당 과방위 의원들이 크게 반발했으나 찬성 11표, 반대 5표로 고발 건이 가결됐다.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태규 직무대행이) 여당 질의에 대해 답변하면서 방송장악을 위해서 지금 방문진 KBS 이사 구성을 하고 있다는 야당 주장에 대해서 '노영방송' 수호를 통한 정권 장악이라는 용어를 썼다"면서 "해당 발언을 취소해야한다"고 촉구했다.
김태규 직무대행의 태도에 대한 야당의 신경전도 이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김 직무대행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으며 "웃지 말라", "건방 떨지 말라"고 다그쳤고, 김 직무대행은 행동 규칙을 주면 거기에 따르겠다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