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작심 발언' 11일 만에 침묵 깼다…"불합리한 관습 바꾸자는 것"

입력 2024-08-16 17:14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안세영이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직후 대한배드민턴협회 운영과 관련해 '작심 발언'을 한 안세영(삼성생명)이 첫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안세영은 16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장문의 입장문을 올리고 "아직 부족한 것 투성이고 모자란 것이 많다. 하지만 누구도 나서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기에 두렵지만 나서게 됐다"며 "그동안 받은 국민의 응원과 관심에 보답하고자 고민한 끝에 이 글을 쓰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는 5일 '2024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직후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대표팀을 직격한 지 11일 만의 입장 표명이다.

안세영은 우선 문제를 제기한 배경에 대해 "올림픽 우승 후 인터뷰에서 부상에 대한 질문에 지난 7년간 대표팀 생활이 스쳐 가며 가슴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하게 됐다"며 "그 말의 파장이 올림픽 기간에 축하와 격려를 받아야 할 선수에게 피해를 줬다"고 돌아봤다. 그는 "스무 살이 넘었지만 그동안 운동과 훈련만 열심히 했지, 지혜롭게 인생을 헤쳐나가는 방법은 아직 한참 부족하다는 걸 배웠다"며 "다시 한번 모든 대표팀 선수와 관계자분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현재 저에 관해 많은 기사가 나오고 있지만, 제가 궁극적으로 얘기하고 싶은 것은 불합리하지만 관습적으로 해오던 것들을 조금 더 유연하게 바꾸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에 대한 것"이라며 "특히 부상에 있어서는 모든 선수에게 괴롭고 힘든 일이기에 저 또한 부상에서 잘 회복할 여건과 지원을 바랐다"고 강조했다. "각 선수가 처한 상황과 구체적인 부상 정도가 모두 다르기에 유연하고 효율적인 지원이 이뤄지길 원했지만 현실에선 전혀 그렇지 못해 크게 실망했고 안타까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어 "'너만 그런 게 아니다', '넌 특혜를 받고 있잖아'라는 말로 문제 회피하기보다 '한 번 해보자', '다른 방법을 함께 생각해보자'는 말 한마디로 제 얘기에 귀 기울여주는 분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협회를 향해선 "공방전이 아닌 제가 겪은 일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있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조만간 그런 자리를 가지길 바라고 있다"면서도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얘기가 아니다. 매 순간 '아니다', '나쁘다', '틀렸다'가 아니라 이런 부분들이 바뀌어야 다 함께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시스템, 소통, 케어 부분에 대한 서로의 생각차를 조금씩 줄이고 상식선에서 운영되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그는 "배드민턴이 비인기 종목이라 생각하지 않지만 더 좋은 쪽으로 변화한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국민이 즐기는 스포츠가 될 수 있고 재능 있는 인재도 많이 유입될 것"이라며 "건강한 환경에서 선수들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고 국민의 따뜻한 응원도 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를 향해선 "누군가가 관심을 갖고 점차 규정과 시스템이 바뀌고 변화한다면 저뿐만 아니라 미래의 선수들도 조금 더 운동에 집중하고 케어받는 환경에서 운동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협회와 선수가 원활하게 소통하고 있는지 선수들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 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특히 "협회 관계자분들이 변화의 키를 쥐고 계신 만큼 더 이상 외면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행동해달라"며 "합리적인 시스템 아래서 선수가 운동에만 전념하며 좋은 경기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린다. 이번 일로 배드민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러면서 "지금 발목과 무릎 부상 때문에 시합에 출전하지 못하지만 재활을 잘 마무리하고 다시 선수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코트 위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출범시켜 비공개회의를 진행했다. 위원은 총 5명으로 외부 인사는 변호사 2명, 교수 1명을 포함해 3명이다. 협회는 "진상조사위는 국가대표 선수단의 선수 부상 관리와 국제대회 참가 시스템, 대표선수 훈련 시스템, 관리 규정 등을 조사해 제도 개선과 배드민턴 발전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