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가계대출 증가 우려…PIR, ‘집값 폭등’ 2021·2022년 대비 80% 수준까지 올라
전문가 “금리 인하, 주택시장 도화선까지는 안될 것”…“관심은 피벗 후 행보”
한은 금통위는 22일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회의를 연다. 이날 회의 이후에 올해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10·11월 두 번 남는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3.50%다. 작년 1월 이후 지난달까지 12회 연속 동결했다. 역대 최장 동결기간을 기록 중이다.
한은의 현재 최대 과제는 금융안정이다. 최근 주담대 영향으로 가계부채에 또다시 적신호가 켜졌다. 가계대출은 4월(5조 원)부터 지난달(5조5000억 원)까지 넉 달째 증가했다. 대부분 주담대(7월 5조6000억 원)에서 발생했다. 한은은 가계대출의 ‘증가 추세 전환’이란 표현을 사용하는 데 신중하면서도 “최근 주담대 중심으로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우려되는 상황”으로 진단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고 있는 상황에 서울의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 임대료 대비 주택가격(PRR)이 집값이 폭등했던 2021·2022년 수준에 근접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올해 1분기 서울의 PIR는 10.5배로 각각 집계됐다. 이는 집값이 큰 폭으로 올랐던 2021년 하반기부터 2022년 한 해(최저 11.9배, 최고 13.4배)와 비교하면 70~80%대 수준까지 올랐다. 서울의 PRR는 올해 1분기 32.7배로 역시 2021년 하반기부터 2022년 한 해(최저 34.1배, 최고 35.5배)에 근접하고 있다.
한은으로서는 가계부채로 인해 금융안정이 영향을 받는 것과 급격한 집값 상승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격 버블(거품)이 나중에 자산 가격 조정으로 이어질 경우 두 가지 측면을 우려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집값 상승은 수급, 시장 심리, 주택정책, 금리 등 다양한 요인에 기인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금리에 집중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 같은 상황을 염두에 둔 듯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잘못된 시그널을 줘서 기대를 너무 크게 해서 주택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그런 정책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금통위원 모두 공감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금통위는 7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해 나갈 것이다’라는 문구를 추가하면서 피벗을 앞두고 있다는 시그널을 이전보다 명확하게 던졌다. 집값 상승, 가계부채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만큼 금통위는 금리 인하 시기에 관한 메시지 수위에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이미 시장에서는 시기의 문제이지 기준금리가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금리 인하폭을 0.25%포인트(p)라고 가정했을 때, 대출 의사결정을 하는 데 25bp가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오히려 신생아 특례 등 정책 대출이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시장은 피벗 이후 금통위의 행보에 관한 메시지에 더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10월에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것에 대해서는 합의된 기대가 있고, 이후에도 추가로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시장에 상당 부분 있는 것 같다”며 “시장에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된 상황에서 한은이 피벗을 한 것도 중요하지만 그 다음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