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 상금 건 '배그'…사우디 e스포츠 월드컵, 21일 개막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이 중동 지역에서 인기를 얻으며 크래프톤이 ‘오일머니’를 통해 매출액을 더 높이 올릴 수 있을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동 지역의 정부 차원 지원과 e스포츠 대회 개최로 흥행에 탄력이 붙을 거란 분석이다.
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이 개발 운영하는 PUBG: 배틀그라운드(배틀그라운드)의 ‘e스포츠 월드컵(Esports World Cup, EWC)’ 종목 대회가 21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다. EWC는 e스포츠 월드컵 연맹이 주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e스포츠 대회로 지난달 3일부터 이달 25일까지 8주 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진행된다.
총 상금은 6000만 달러(약 803억 원) 규모로 e스포츠 대회 역사상 전례가 없는 최고 액수다. 배틀그라운드는 글로벌 24개의 배틀그라운드 팀들이 참가해 총 상금 200만 달러(약 27억 원)를 두고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배틀그라운드 IP가 중동 지역에서 흥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배틀그라운드가 EWC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배그의 중동 흥행은 가속화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중동의 인기는 크래프톤의 호실적에도 반영됐다. 크래프톤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2.7% 증가한 7070억 원을 기록했다. 1분기(6659억 원)에 이어 또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332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6% 늘었으며, 순이익은 3414억 원으로 165.7% 증가했다. 이 기간 모바일 게임 매출은 499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2% 증가했다. 중동에서 높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중동 인기 배우와 협업 등으로 트래픽과 매출 증가세를 보이면서다.
크래프톤을 포함한 국내 게임사들이 중동 진출에 공을 들이는 건 중동이 신흥 시장으로 매력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은 정부 차원에서 게임 산업을 지원하고 있어 성장 속도가 빠르다. ‘비디오 게임과 함께 자란 첫 세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자는 게임을 사우디 2030의 핵심 동력 중 하나로 육성하고 있다.
또 아랍에미리트는 국내 게임 시장에 가장 많은 지출을 하는 나라 중 한 곳이다. ‘2023 해외 시장의 한국 게임 이용자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는 월 평균 63.28달러를 지출하며 중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올해 처음으로 조사 대상 국가에 포함된 아랍에미리트의 모바일 게임 지출 비용은 73.42달러로, 전체 평균인 42.17달러를 크게 웃돌아 매력적인 신흥 시장임을 재확인했다.
중동의 오일머니는 크래프톤 실적 향상에 지속적으로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보인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PUBG 트래픽 상승이 하반기 실적 서프라이즈도 견인할 전망”이라면서 “모바일의 경우도 월별 트래픽이 성장세에 있으며 7월 역대급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우디, 튀르키예를 비롯한 중동 국가 전반에서 고성장세가 관찰되며, 3분기 모바일 매출액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한 4230억 원을 가정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