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전국 1300여 개 오프라인 매장·빠른 배송 서비스에 올리브영 넘기 어려울 것”
최근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이 앞다퉈 뷰티(화장품) 사업 확대하며 점유율 확대에 힘 쏟고 있다. 여타 소비재보다 마진율이 높은 데다, 물류 관리도 쉬운 뷰티 사업이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다만 후발 주자의 공세에도 CJ올리브영(올리브영)의 아성을 넘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5일 패션·뷰티업계에 따르면 무신사, 컬리 등이 뷰티 사업을 새 먹거리고 삼고 관련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무신사는 2021년 발매한 ‘무신사 뷰티’ 전문관을 중심으로 화장품 시장을 공략 중이다. 기존에 확보한 충성 고객 자산을 바탕으로 본업인 패션에서 뷰티로 사업 범위를 확장한 것이다. 후발 주자 컬리도 2022년 11월부터 ‘뷰티컬리’를 필두로 뷰티 사업을 키우고 있다.
양사는 각각 이달과 다음 달 잇달아 대규모 오프라인 뷰티 행사를 개최한다. 무신사는 6일부터 8일까지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에서 ‘무신사 뷰티 페스타 인(IN) 성수’를 연다. 그간 소규모 오프라인 팝업은 진행했지만, 이번에 진행하는 오프라인 행사는 역대 가장 큰 규모다. 행사에는 40여 개 로컬숍이 참여한다. 힌스 성수, 이니스프리 디아일, 아모레 성수 등 성수동에서 필수 방문 코스로 꼽히는 뷰티 브랜드 숍 11곳이 이벤트 선물도 증정한다. 갓잇 서울숲점, 따우전드 성수점 등 성수동 인기 맛집 22곳이 참여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컬리도 10월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컬리 뷰티페스타’ 행사를 열 예정이다. 이 행사는 ‘푸드 페스타’로 열 예정이었지만, 뷰티 사업의 확대를 위해 뷰티 행사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온라인 플랫폼들이 바깥으로 나온 것은 소비자들에게 자사 유통 채널에서 선보이고 있는 뷰티 브랜드를 알리는 동시에 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사 유통 채널 인지도를 높여 신규 브랜드 유치 등 홍보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아울러 온라인 플랫폼의 태생적 한계를 해소하기 위한 행보로도 해석된다. 화장품은 통상 소비자들이 직접 써본 후 자신에게 맞는 것을 구매하는 경향이 짙다. 하지만 온라인 플랫폼의 경우 소비자들이 직접 제품을 체험할 수 없다는 것이 약점이다. 그뿐만 아니라, 새로운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것도 쉽지 않다.
다만 온라인 플랫폼들의 공세에도 올리브영의 아성을 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올리브영의 전국 1300여 개에 달하는 오프라인 매장과 ‘빠른 배송 서비스’로 온·오프라인에서 모두 강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가까운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해 본 화장품은 바로 구매까지 이어지고 있다. 퀵커머스 서비스 오늘드림을 이용해 올리브영 온라인몰과 모바일 앱으로 당일 주문한 상품을 1시간 이내 받아볼 수 있다. 이에 힘입어 올리브영 온라인몰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입점 브랜드와 취급 제품 수도 올리브영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인다. 올리브영에 입점한 뷰티 브랜드 수는 약 2400여 개로 2만 개가량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반면, 무신사 뷰티와 뷰티컬리의 입점 브랜드 수는 각각 약 1700개, 1000개다. 올리브영보다 최소 700개에서 최대 1400개 정도 적은 셈이다.
한 화장품 제조사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과거와 달리 한 제품을 고집하기보다는 다양한 제품을 써보려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얼마나 다양한 브랜드와 좋은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느냐, 그리고 큐레이션 능력이 뷰티 채널이 갖춰야 할 중요한 역량으로 떠올랐는데, 이 점에서도 올리브영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면서 “편리한 배송 서비스와 집 가까이 촘촘히 두고 있는 오프라인 매장 등의 강점이 워낙 견고해 다른 뷰티 채널들이 올리브영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화장품 제조사 관계자도 “최근 손익 측면에서 수익성이 높고, 회전율이 높아 온라인 업체들도 뷰티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온라인 채널 무신사나 컬리의 경우 각각 패션, 식품 판매 채널이라는 인식이 커 뷰터 채널로서의 인지도는 아직 약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올리브영은 높아진 위상만큼이나 다양한 단독 상품을 선보이며 다른 업체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후발 주자들이 이기 독주 체제를 구축한 올리브영을 이기기란 어렵고, 시장의 일부 파이만 가져가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