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간토다이이치고와 우승컵 대결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경기장 이름을 따 ‘여름 고시엔’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대회는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고 인기 있는 아마추어 스포츠 대회이며 우리나라에서도 ‘갑자원’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1일 교토국제고는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소재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본선 준결승전에서 아오모리야마다 고교에 3대 2로 역전 승리했다.
교토국제고는 1회 말 2점을 먼저 내주면서 어렵게 출발했다. 그러나 6회 초 연속 안타와 사구로 1사 만루 상황을 만들고 하세가와 하야테가 우전 안타로 주자 2명을 홈에 불러들이며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투수 앞 땅볼로 1점을 추가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5회 등판한 좌완 투수 니시무라 잇키가 아오모리야마다 강타선을 무득점으로 틀어막으면서 승리 투수가 됐다. 2학년인 니시무라는 이번 대회 본선 2차전과 8강전에서 연속 완봉승을 거뒀으며 이날까지 이번 대회 23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교토국제고는 이번 대회 본선 1차전에서 7대 3, 2차전은 4대 0, 3차전 4대 0, 8강전은 4대 0으로 각각 승리하고 이날 준결승에 올랐다. 고마키 노리쓰구 교토국제고 감독은 승리 뒤 “교토의 응원을 등에 업고 당당히 싸우겠다”면서 결승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이날 경기에선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한국어 교가를 부르는 모습이 NHK를 통해 생중계됐다. 선수들은 “동해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가사의 교가를 불렀다. 고시엔에서는 출전학교 교가가 연주되며 NHK는 모든 경기를 방송한다.
교토국제고가 2021년 첫 고시엔 4강에 이어 3년 만에 결승에까지 오른 것은 대단한 성과로 평가된다. 중고교를 합해 학생 수가 총 160명으로 학교 규모가 작은 데다가 야구부의 역사도 20여 년에 불과하다.
교토국제고는 재일교포들이 민족 교육을 위해 자발적으로 기금을 모아 1947년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가 전신이다. 1958년 한국 정부의 인가를 받았고 2003년 일본 정부의 정식 학교 인가를 받으면서 현재 이름으로 바꿨다.
학생 모집을 위해 1999년 야구부를 창단했다. 현재 재적학생의 65%가 일본인이며 한국계는 30%가량이다. 고교생 138명 중 61명이 야구부 소속이다.
교토국제고는 23일 간토다이이치고와 우승컵을 놓고 대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