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TV, 휴대폰에 밀린 줄 알았는데…‘홈 AI’ 중심 된 삼성 AI TV

‘AI 홈 라이프 대중화’ 노린다…타이젠OS 7년간 무상 업그레이드
화질·사운드·자막 등 AI가 사용자 맞춤별 시청 경험 제공
제너레이티브 월페이퍼, 상황·분위기 맞춰 자동 이미지 추천
용석우 부사장 “단순 TV 아닌 각종 기기 연결 허브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디지털연구소에서 삼성 AI TV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방이 꽤 더울 텐데, 괜찮을까?

사춘기에 접어든 A 씨의 딸은 최근 부쩍 방문을 닫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A 씨는 방문을 열어 딸의 시간을 방해하는 대신, 거실에 설치된 TV를 켜고 ‘스마트 싱스’로 에어컨을 가동해 방을 시원하게 만들어줬다.

삼성전자가 22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디지털연구소(R4)에서 인공지능(AI) 홈 라이프의 중심으로 진화하는 새로운 'AI 스크린' 경험 기술을 공개했다.

영상을 시청하던 기존의 TV는 이제 집안의 다양한 전자 기기를 연결하고 제어하는 ‘AI 홈 디바이스’ 역할로 거듭나고 있다. 기기와 사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소비자들의 일상을 더 풍요롭게 만들자는 것이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AI 홈’이다.

삼성전자의 AI TV에는 스마트 기기들을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싱스’ 허브가 내장됐다. 별도의 허브 기기가 없어도 집안의 AI 가전과 조명, 커튼 등 스마트 기기들을 연결할 수 있다.

“하이 빅스비, 메모 추가해줘. ‘오늘 고생했어. 냉장고에서 메론 꺼내 먹어’”

TV가 인식한 음성을 메모로 생성했다. 이후 가족들이 TV 근처로 다가오자 움직임을 감지해 자동으로 메모를 띄웠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디지털연구소에서 삼성 AI TV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형사들이 치킨 파는 영화 찾아줘”

TV에 명령을 입력했다. 인식부터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2초. 영화 ‘극한직업’을 제시했다.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해서 원하는 콘텐츠를 찾아주는 기능이다.

삼성전자 AI TV에서 최초로 공개된 기능 ‘제너레이티브 월페이퍼(Generative wallpaper)’다. TV에 배경화면처럼 들어갈 이미지를 AI가 추천해준다. ‘경치’ ‘네온’ 등의 키워드를 선택하면 AI가 관련 이미지를 만들어준다. 매일 새로운 이미지를 액자처럼 이용할 수 있다.

AI TV는 장애인에 더 편리한 기능들을 제공했다. TV 방송 우측 하단에 들어가는 수어 통역사 화면은 크기가 작아 실제로 농인들이 움직임을 식별하는 데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수어 확대 화면 크게 키우기’ 기능을 사용하자 TV의 AI 기능이 수어통역사를 식별해 화면 크기를 확대했다.

시각장애가 있는 이용자들에게는 AI TV의 릴루미노(Relumino) 모드를 추천한다. 이 기능은 영상의 이미지와 모양의 윤곽을 강조해 보다 선명하게 볼 수 있게 도와준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디지털연구소에서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용석우 사장이 'AI 스크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사장은 "일상생활 곳곳에서 여러 기기와 유기적으로 연결된 다양한 스크린들이 고객의 취향과 맥락을 파악해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며 "개인의 사생활과 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퍼스널(Personal) AI'의 가치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삼성전자 AI TV를 구매한 고객에게 향후 7년간 새로운 AI 기능이 탑재된 타이젠 OS 업그레이드를 무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타이젠 OS 7년 업그레이드는 2023년형 일부 제품도 해당한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운영체제인 타이젠 OS는 삼성전자 TV에 적용된 세계 최대 스마트 TV 플랫폼 중 하나로, 지난해 기준 2억7000만 대 이상의 삼성 스마트 TV에 적용됐다.

모바일과 태블릿의 보급으로 TV 활용도가 떨어지는 흐름에 대해 용 사장은 “TV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아예 꺼두는 게 아니라 그 안에 탑재된 IoT(인공지능‧사물인터넷) 허브 기능으로 주변 기기를 통제하고, 주변 기기들을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된다”며 “사용자가 외부에 있어도 (모바일과 스마트싱스 앱과 연결된) TV로 주변 가전 기기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용 사장은 타이젠OS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에 대해 “TV분야의 시장점유율은 타이젠OS가 가장 높다”며 “규모를 계속 확장해 나가고 있으며 TV 뿐 아니라 다른 기기는 물론, 다른 제조사에도 기회를 주며 확장하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막을 방법’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용 사장은 “AI TV는 단순히 TV가 아니라 각종 기기를 연결해주는 매개체로 타사에는 없는 특별한 차별화가 될 것”이라며 “모바일과 가전, TV를 연결해서 가성비를 내세운 중국 제품과 차별화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디지털연구소에서 삼성 AI TV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