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개발한 딥마인드 최연소 프로덕트 매니저…“AI시대, 문제 고민”
카카오엔터에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엑싯 경험, 이승윤 대표 함께 창업
창업 2년 만에 글로벌 VC ‘a16z’ 주도 3개 라운드 1억4000만 달러 유치
“대화형 AI 검색 서비스 ‘퍼플렉시티(Perplexity)’는 여행 블로거의 사진이나 데이터를 학습해 이를 기반으로 답하지만, 블로거는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 이는 창작자의 창작 의욕을 저하시켜 결국엔 AI 모델이 학습할 콘텐츠(IP)가 사라지는 AI 시대의 ‘공유지의 비극’을 초래할 수 있다. 스토리가 해결하려는 문제가 바로 이것”
제이슨 자오 스토리 공동창업자 겸 최고프로토콜책임자(CPO)는 22일 스토리의 사업 비전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스토리 네트워크를 개발 중인 피아이피랩스(PIP Labs)는 ‘알파고’로 널리 알려진 딥마이드에서 최연소 프로덕트 매니저로 근무했던 자오 CPO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창업했던 이승윤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2022년 함께 창업한 블록체인 개발사다.
창작자들이 지식재산권(IP)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토큰화하는 방식을 통해, IP를 보호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2차, 3차 창작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래머블 IP(Programmable IP)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자오 CPO는 “모든 IP가 스토리 플랫폼에 등록돼, 다양한 앱에서 재창조되는 IP 레고랜드를 만들고 있다”고 스토리 네트워크를 소개했다.
그가 말한 ‘IP 레고랜드’는 소프트웨어적으로 보호되는 IP들이 정적으로 멈춰있지 않고 입체적으로 재창작되며, 이에 대한 대가가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생태계를 말한다. 그는 “창작자들이 AI 같은 기술을 활용해 손쉽게 작품을 만들고, 쉽게 콘텐츠를 배포할 수 있음에도 디지털 르네상스가 오지 않은 이유는 IP가 제대로 보호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 토큰화를 선택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는 “현재 서류를 기반으로 한 저작권 시스템은 너무 느리고 복잡하며, 변호사 등 중개자를 거치는 등 막대한 비용을 들여야만 보호를 받을 수 있다”면서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창작자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IP 거래를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전환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다양한 투자자들이 스토리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자오 CPO는 글로벌 VC인 엔드리슨 호로위츠(a16z)이 주도한 8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 소식도 함께 알렸다. 이번 투자로 스토리는 2022년 창업 이후 현재까지 누적 투자 규모 1억4000만 달러, 22억5000만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a16z를 포함해 폴리체인 캐피탈, 삼성넥스트와 같은 기관 투자자와 방시혁 하이브 의장 등 개인 투자자 등도 참여했다. 특히 a16z의 경우 시드 투자 라운드부터 시리즈A, 이번 시리즈B까지 3개 라운드 연속으로 스토리에 투자했다.
다만, 스토리의 비전대로 플랫폼을 통해 IP가 보호받고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생태계가 구성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많은 파트너와 IP가 네트워크에 합류해야 한다. 네트워크에 등록되지 않은 채 무단으로 재창작된 콘텐츠는 보호할 수도, 수익을 창출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자오 CPO는 “파트너십을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사안을 말할 수는 없지만, 거대 파운데이션 모델 기업과 논의 중”이라면서 “한 곳이 아니라 여러 곳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스토리) 생태계는 중립적일 필요가 있다. 레이어,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라면서 “생태계가 커지면 필터링이나 IP 위변조 감지 기술을 개발하는 파트너도 자연스럽게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