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채 두달만에 4조 발행…7월 여전채 7900억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며 채권 투자자들이 특수채와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까지 쓸어 담고 있다. 고금리 국면 막바지에 채권 가격 상승과 높은 이자를 함께 챙기려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날까지 개인 투자자는 특수채를 2조9038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8303억 원)에 비해 3.4배 큰 규모로, 특수채는 올해 들어 순매수 규모가 가장 많이 늘어난 채권으로 기록됐다. 기타금융채로 분류되는 여전채의 개인 순매수 규모 역시 같은 기간 5조723억 원에서 7조65억 원으로 38%가량 증가했다.
특수채는 한국전력, 토지개발공사, 주택공사 등 ‘공공단체나 공적 기관 등 특별법’에 근거해 설립된 기관이 발행하는 채권이다. 통상 신용등급이 민간기업보다 높은 데다 ‘정부가 뒤에 있다’는 인식에 안전하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한전은 지난해 9월부터 회사채 발행을 중단했다가 올해 6월부터 재개했다. 이후 두달여 만에 4조 원이 넘는 금액의 채권을 찍어냈다.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한전채 규모는 10조2500억 원에 달한다. 연내 한전채가 더 발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배경이다. 한전채 외에도 한국주택금융공사(1조2000억 원), 한국토지주택공사(8350억 원) 등 만기를 맞을 예정이다.
카드사와 캐피탈사가 발행하는 여전채도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최근 4주간 카드채 평균 발행 규모는 7875억 원으로 집계됐다. AA급 이상 우량한 공사, 은행 등 회사채 적은 상황에서 카드채와 캐피탈 AA급 발행이 늘어나며 수요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여전채 스프레드 확대도 눈에 띈다. 스프레드가 커진다는 것은 국고채에 비해 금리가 높아진다는 뜻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이후 최근까지 회사채 스프레드는 1베이시스포인트(bp) 안팎으로 확대되며 약보합세였으나, 여전채는 5bp가량 확대돼 회사채 대비 여전채 스프레드 확대가 뚜렷해졌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회사채는 한 회사가 연간 발행하는 횟수가 2~3회인 점을 고려하면, 여전채는 매월 발행하며 시장 움직임을 더 빠르게 반영했다”며 “7월 만기 대비 발행 규모가 증가하며 대규모 순발행이 이뤄졌으며, 8월도 다른 달에 비해 만기 도래가 많다는 점에서 발행이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