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수, 6개월째 감소세…고물가에 수수료 부담, 정부 지원도 미봉책
배달 플랫폼 3사 ‘무료 배달 확대’도 부담
정부 ‘상생협의체’ 구성해 해법 마련 분주
배달 플랫폼의 높은 수수료를 두고 외식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배달 플랫폼 업계 1위 '배달의민족(배민)'이 지난달부터 중개수수료를 올리자, 자영업자들은 못살겠다며 아우성이다. 고물가로 인해 안그래도 외식 소비 지갑이 쉽게 열리지 않는데 엎친 데 덮친 격이란 목소리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7월 기준 국내 자영업자는 572만1000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6만2000명(1.1%) 줄었다. 국내 자영업자 절대 다수는 외식분야 종사자다. 자영업자 수는 올 2월부터 6개월째 내림세다.
한때 자영업자는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3월부터 2021년 5월까지 1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인 후 증가세로 전환했다. 그런데 엔데믹에도 자영업자가 연속 감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특히 규모가 영세할 수록 폐업 가능성이 높다. 통계청 따르면 고용원이 없는 '나 홀로 사장님'은 7월 427만3000명으로, 작년보다 11만 명 급감했다. 지난해 9월 이후 11개월 연속 감소세다. 반면 이 기간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44만8000명으로, 전년 동기간보다 4만8000명 늘었다.
이런 현상은 복합적인 요인에 따른다. 고물가로 소비가 부진한 데다,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이 모두 올랐기 때문. 특히 최근에는 배달 플랫폼 수수료가 자영업자의 목을 조르고 있다. 특히 나홀로 사장님의 경우, 홀 매출보다 배달 매출이 많아 수수료 인상에 더 예민하다.
국내 배달 플랫폼 시장은 배민·쿠팡이츠·요기요 3개 업체가 독과점한 체제다. 3사의 시장 점유율은 90% 이상이다. 배민 점유율이 60%가량으로 압도적이고, 쿠팡이츠와 요기요가 나머지 점율유을 절반씩 차지한 구도다.
문제는 1위 업체 배민이 8월 9일부터 배달 중개수수료율을 9.8%로, 기존 6.8%에서 3%포인트(p)나 올렸다는 점이다. 이로써 배민의 중개수수료율은 쿠팡이츠, 요기요와 같은 9.8%로 맞춰졌다. 그런데 요기요가 되레 수수료를 9.7%로 소폭 인하해 현재 요기요의 중개수수료가 가장 저렴하다. 하지만 배달 플랫폼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무료배달 서비가 또 다시 자영업자에 부메랑이 되고 있다. 외식 자영업자가 무료배달비까지 부담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자영업자 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 본부까지 배달수수료에 반기를 들고 있다. 단체 행동은 물론 배달 플랫폼들의 수수료율 인상을 '갑질'이라고 본다. 외식업계에 따르면 소규모 자영업자의 경우 매출의 70~80%가량이 배달에서 발생해 플랫폼에 의존하고 있다. 일부 점주는 배민 등 플랫폼 사용 거부 등 단체행동까지 고려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정부가 배달 플랫폼에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배달 플랫폼 3사의 독과점 체제가 일련의 사태를 키운 만큼, 제3의 배달 플랫폼 육성 및 활성화 주장도 나온다.
다만 해외 사례를 참고하기가 마땅치 않다. 배달 문화가 발달한 동남아에서도 그랩 등이 15~30%의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 인건비가 비싼 선진국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중개 수수료율이 높다. 캐나다는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해 규제하고 있으나, 이들 국가의 상한선은 이미 우리나라보다 높다.
정부는 최근 사태가 확산하자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를 구성하고 대안 찾기에 나섰지만 해법은 마땅치 않아 보인다. 내년에 자영업자 배달비를 2000억 원 지원한다는 방침이지만, 언발에 오줌 누기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