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도 중국산 전기차에 100% 관세...알루미늄·철강엔 25%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나파니에 있는 한 타이어 생산공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나파니(캐나다)/로이터연합뉴스

캐나다가 중국산 전기차와 알루미늄, 철강에 대한 신규 관세 부과 방침을 내놨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한 미국과 유럽 등 서방 동맹국과 보조를 맞추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에서 열린 내각회의에서 중국산 전기차에는 100%,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서도 25%의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기존 관세가 6.1%를 감안하면 앞으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가 106.1%에 달하게 되는 것이다. 전기차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는 10월 1일부터 적용된다. 일부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해서도 추가 관세가 적용된다. 알루미늄과 철강 추가 관세 적용 시점은 10월 15일이다.

트뤼도 총리는 “중국이 같은 규칙을 따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모두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기서 중요한 점은 우리가 전 세계 다른 경제권과 일치하고 병행해서 실행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관세 조치는 캐나다 당국이 중국산 전기 자동차 및 관련 제품에 대한 공개 협의를 개시한 지 30일 만에 발표됐다. 캐나다 정부는 향후 중국산 배터리와 배터리 부품, 반도체, 태양광 제품 등 다른 품목에 대해서도 30일간의 공개협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캐나다가 이번에 중국을 상대로 추가 관세 방침을 내놓은 것은 미국 정부의 정책을 의식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캐나다가 미국과의 무역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캐나다에서 생산된 150만 대 경차 대부분이 미국으로 수출됐다.

앞서 EU는 오는 11월께부터 중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대해 최고 46.3%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미국도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00%로 인상하겠다고 예고했으며 이번 주 중으로 최종 시행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캐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억 캐나다 달러(약 982억 원)였던 중국산 전기차 수입은 지난해 22억 캐나다 달러 수준으로 급증했다. 대부분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만든 전기차가 캐나다로 수입된 영향이었다. 즉 중국 브랜드 전기차 영향은 크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캐나다 정부는 테슬라가 아닌 중국 브랜드 전기차가 저가공세로 자국 시장에 출시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번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을 정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앞서 중국 비야디(BYD)는 지난달 캐나다 정부에 캐나다 시장 진출 계획에 대해 의회와 관계기관에 로비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캐나다는 이와 함께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 차에 대한 세제 우대 혜택 제도 운용도 재검토해 캐나다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제조된 자동차로 우대 대상을 좁히기로 했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관은 “캐나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무시한 전형적인 보호무역주의이자 정치적 지배 행위”라면서 “중국은 중국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