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CEPI에 1800만 달러 지원 공약
감염병혁신연합(CEPI)의 리처드 해쳇 대표가 26일 서울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을 면담하고, 미래의 팬데믹 위협에 대비해 한국 정부의 지원을 강화하는 재정 공여 협약에 서명했다고 27일 밝혔다.
면담에서 양측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코로나19 및 엠폭스 등 감염병 대응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미래 팬데믹 발생에 대비 및 대응하기 위한 한-CEP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였다.
조 장관은 CEPI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물론 백신에 대한 공평한 접근을 증진하는데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또 CEPI와 더불어 감염병의 예방, 퇴치 및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지속 동참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의지를 밝혔다.
CEPI는 신변종 감염병에 대한 신속한 백신 개발과 공평한 접근을 지원하며 미래의 감염병에 대한 대비 및 대응을 위해 2017년 창설됐다. 한국 정부 또한 2020년부터 투자자 위원회의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해쳇 대표는 CEPI가 주도하고 한국을 비롯한 G20 및 G7 국가들이 참여하는 ‘100일 미션’ 상황을 공유했다. 이는 새로운 감염병 위협이 확인된 후 100일 이내 백신을 개발하는 목표다. 또 전 세계의 팬데믹 대응을 강화하는 데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낼 수 있도록 백신 연구개발(R&D)에 대한 지속적인 재정 기여를 강조했다.
CEPI는 한국 정부를 비롯한 각국 정부 및 민간 자선 단체의 재정 기여를 바탕으로 전 세계 역량 있는 학계 및 제약 파트너들의 R&D를 지원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 충북대학교, 레모넥스, GC녹십자, 국제백신연구소(IVI) 등 기업 및 기관에 최대 3억5720만 달러(4750억 원)의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질병관리청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백신 및 기타 공중보건 위협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최첨단 감염병 대응 기술(mRNA 플랫폼 및 인공지능 등) 관련 협력을 약속한 바 있다. 또한 해쳇 대표는 올해 초 국회국제보건의료포럼 의원들과도 면담을 진행했다.
양자 면담 직후 개최된 재정 공여 협약식에서 한국 정부는 올해 CEPI에 대한 1800만 달러(239억 원) 규모의 공여를 약속하고, 새로운 감염병 발생을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될 백신 개발 및 접근성 증진을 위한 백신 생태계 전반에 걸친 양측의 노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앞서 한국 정부는 2020~2022년 CEPI에 매년 300만 달러(39억 원)를 지원해왔고, 2023년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2400만 달러(319억 원)로 공여 규모를 확대한 바 있다. 이번 새로운 재정 공여를 통해 한국 정부는 CEPI에 총 5100만 달러(678억 원)의 기여를 약속하게 됐다.
해쳇 대표는 글로벌 보건 공적개발원조(ODA) 리더 국가로서 한국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에 깊은 감사를 표하고, 지원을 바탕으로 한국 정부는 물론 역량 있는 바이오 기업 등 한국의 파트너들과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CEPI는 29일부터 30일까지 서울에서 CEPI의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해쳇 대표는 26일부터 한국을 방문해 정부 및 국회 관계자 면담 등 다양한 일정을 수행하고 있다.
외교장관과의 양자면담에 앞서 26일 오후에는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국회 글로벌 지속가능발전 인도주의 포럼’과 함께 미래 팬데믹 대응을 위한 글로벌 보건 ODA 협력 방안 모색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해 토론을 진행했다.
CEPI는 이번 방한 기간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 현장 답사, 국제백신연구소 방문, SK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 리셉션 개최 등 일정을 수행하며, 미래 팬데믹 대응을 위한 CEPI와 한국 간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