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증시가 하반기 들어 횡보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8월 중 국내 개인의 중화권 증시 투자 금액이 근 4년 중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8월 국내 개인의 중국·홍콩 주식 거래대금은 총 1억4200만 달러 규모다. 지난달 2억8300만 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6월 3억7500만 달러, 5월 3억9500만 달러에 이어 거래대금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0년 이후 거래대금이 가장 적었던 달은 지난해 10월 1억5600만 달러였다. 거래대금 위축세가 이달 말까지 이어지면 최소 거래대금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중화권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은 증시가 내림세였던 지난해 8월에도 4억8400만 달러가 거래되는 등 투자자 관심을 불러왔으나 올해 4월 이후 거래대금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비단 국내 투자자만의 경향은 아니다. 이달 12~14일 중국 증시 일일 거래대금이 5000억 위안을 밑돌면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매매 회전율 역시 2020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내는 등 본토에서도 거래대금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중국 정치 이벤트인 3월 양회와 7월 정치국회의가 기대와 달리 평범한 선에서 마무리되면서 중화권 증시 역시 힘을 쓰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상해종합지수는 4.01%, 선전종합지수는 14.31% 내렸다.
중국 당국이 7월 금리 인하, 이구환신 재정 지원 확대, 서비스 소비 촉진 및 부동산 안정화 등 경기 부양책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으나 경기 회복을 뚜렷하게 이끌지는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뚜렷한 경기 지표 반등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중화권 증시 내림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 발표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백은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진한 경기 지표로 경기 추가 부양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중국도 9월부터 금리 인하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적으로 소비 관련 업종의 반등이 기대될 수 있으나 상승폭이 크거나 지속성이 길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아직 경기 지표의 개선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았고, 미·중 갈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며 “정부 정책이 더욱 강화돼 실물 경기 회복세가 강해질 때까지 중국 증시 하방 압력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