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와 도심의 오피스텔 매매가격이 상승했다. 아파트값이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가격이 높아지자 수요자들이 오피스텔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27일 KB부동산에 따르면 8월 서울 도심권(종로·중·용산구)의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125.93으로 전월보다 0.06% 상승했다. 5월 보합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4월부터 우상향하는 모습이다.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구)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0.02% 오른 121.98을 기록했다.
전국적으로는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8월 종합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14% 낮아졌다. 수도권(-0.15%), 5개 광역시(-0.02%) 모두 떨어졌다. 수도권 내에서도 서울(-0.21%), 인천(-0.54%), 경기(-0.04%) 등 전 지역이 하락했다.
전반적인 내림세와 달리 서울 도심과 동남권 오피스텔 가격이 오른 것은 해당 지역의 아파트값이 많이 오르면서 오피스텔을 찾는 수요자들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3월 넷째 주 이후 이달 셋째 주까지 동남권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4.51%로 서울 평균 3.03%를 웃돌았다. 도심권도 서울 전체 평균보다 높은 3.43%의 상승률을 보였다.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번지는 모습이지만 오피스텔 매매가 오름세가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 아파트값이 비싸지고 임대수익률도 높아지면서 오피스텔로 수요가 유입되고 있으나 아직 큰 의미를 둘만 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주요 지역·단지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서울 아파트값 상승이 전반적으로 더 확산하고 전·월세도 올라야 오피스텔 시장이 회복기에 접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오피스텔을 매입하려는 수요가 강한 상황은 아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아파트의 대체재나 수익형으로 접근하려는 사람이 없지 않지만 요즘은 빌라보다도 관심을 덜 받는 게 현실"이라며 "장기적으로 보면 빌라는 재개발에 대한 기대라도 품을 수 있는데 오피스텔은 그럴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규제도 오피스텔 수요 유입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안정적 임대 수익을 노리고 오피스텔을 매입하려다 결국 포기하는 사례가 상당히 많다"며 "임대 수익보다 다주택자가 돼 치러야 할 비용이 훨씬 크고 다른 선택을 제약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오피스텔 매수를 고려 해볼만한 시점이란 의견이 나온다.
권 팀장은 "회복세가 더디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싼값에 오피스텔을 살 수 있고 수익률 면에서는 더 나을 수 있다는 얘기"라며 "2026년 이후 입주물량 부족, 전·월세 추가 상승 등을 생각하면 지금 오피스텔을 매수하는 게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