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투표 통해 내년 출시 여부 결정…지난 시즌 제품 발매율 20%
30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 무신사 스퀘어 성수4에서 열린 무신사 2025 봄·여름(SS) 프리뷰 행사에 내년 패션 트렌드를 살피기 위한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마치 동남아 휴양지처럼 꾸며진 이곳에서는 28개 무신사 입점 브랜드가 다음 시즌에 판매하고자 하는 신제품의 디자인 100여 종이 먼저 공개됐다.
무신사가 프리뷰 행사는 연 것은 입점 브랜드가 생산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고객 반응과 예상 수요를 사전에 분석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아직 출시 전인 제품들을 고객들에게 보여준 뒤, 온·오프라인 투표와 코멘트를 받는다. 이후 무신사는 패션 브랜드에 고객들의 피드백을 전달하고, 고객들의 투표를 통해 생산 및 발매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입점 브랜드 입장에선 프리뷰 행사를 통해 더욱 다양한 디자인에 도전하고 테스트해 보다 잘 팔릴 상품을 선정, 적정 생산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패션업계의 골칫덩이인 재고 문제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진열된 제품 중에선 여성용 플랫 슈즈가 눈에 띄었다. 이 신발은 ‘야세’로 주로 남성용 신발을 주로 만드는 브랜드다. 기존과 차별화된 제품을 내놓으며 과감한 도전을 한 사례다.
현장에선 고객들이 상품마다 부착된 QR코드를 휴대폰으로 스캔하면 무신사 애플리케이션으로 연결돼, 바로 투표할 수 있도록 했다. ‘발매 좋아요’, ‘발매 글쎄요’를 선택할 수 있고, 별도의 코멘트도 남길 수 있다. 한편에는 2월 열렸던 ‘2024 가을·겨울(FW) 시즌 프리뷰’ 행사에서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 실제로 출시된 제품들도 진열돼 있었다. 무신사에 따르면 2024 FW 시즌 프리뷰에서 선보인 제품 중 54종이 실제로 출시됐다. 발매율로 따지면 약 20%다.
무신사는 이번 프리뷰 행사를 통해 입점 브랜드 대상으로 해외 수출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단순히 다음 시즌 신제품을 공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입점 브랜드들의 실질적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기업간거래(B2B) 수주까지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29일엔 일본 편집숍 등 40여 개 기업, 70여 명의 바이어를 대상으로 B2B를 주선하는 비즈니스 쇼룸을 진행했다. 쇼룸을 방문한 일본 바이어들은 한국 패션 브랜드 제품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내며 열띤 수주회 분위기가 조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프리뷰 행사에 참석한 일본 패션 유통업체인 안티로사 관계자는 “K패션 브랜드의 디자인이 자유롭고 개성적이라고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토리 측도 “무신사와의 협업을 지속 검토 중이며 한국 브랜드와 협업을 꼭 하고 싶다”고 전했다.
무신사 관계자에 따르면 “무신사의 유일한 해외 자회사 무신사 재팬을 통해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직접 바이어분들 모셨다”면서 “무신사가 입점 브랜드들의 해외 세일즈를 늘릴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