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위기를 기회로...일본 100엔숍 다이소, 미국 진출 성공 비결은

입력 2024-09-0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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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비용 절감 등으로 엔저 위기 극복
일본 캐릭터 등으로 상품 차별화 전략

▲일본 도쿄에 있는 다이소 매장. 도쿄/AP뉴시스

일본의 ‘100엔숍’ 일인자 다이소가 미국 진출에 성공했다. 엔저의 역풍으로 다져진 상품력을 발판으로 미국, 인도 등 주요 국가에서 빠른 속도로 세계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다이소는 현재 미국 매장 130개에서 2031년 2월까지 1000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다이소는 미국에서 13분기 연속 매출이 증가한 효자 기업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100엔숍으로,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다이소는 현지 중심으로 매장 수를 늘려왔지만, 이제는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매출 비중을 현재 10%에서 31년 2월까지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야노 야스지 다이소 사장은 “100엔숍 잡화점들의 일본 시장 점유율은 60%를 넘는다”며 “인구도 줄어드는 상황에서 해외 시장을 향해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다이소의 현지 점포개수는 올해 2월까지 약 30개 증가에 그쳤다. 일본 내 약 3800개 매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증가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 다이소는 다양한 가격대와 새로운 판매 방식으로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성장 여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다이소는 해외 시장, 특히 미국에 눈을 돌리고 있다. 야노 쇼우지 다이소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은 성공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며 “시장이 클 뿐 아니라, 수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도 녹록지만은 않다. 이른바 ‘달러숍’으로 1달러 내외의 잡화를 판매하는 기업들이 주름잡고 있다. 대표적인 달러숍 달러제너럴과 달러트리는 각각 미국 내 1만 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며 시장을 장악했다.

또한, 투자에 비하면 수익도 아직 미미한 정도다. 다이소의 스즈키 타쿠 글로벌 운영 본부장은 “지금은 투자할 때”라며 “2005년 진출해 1.75달러(약 2343원)에 판매하고 있지만, 100개 남짓한 점포만으로는 물류비 등을 감당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맞서 다이소는 일본 캐릭터 상품 등으로 소비층을 공략하고 있다. 닛케이는 미국에서 실시한 브랜드 이미지 조사에서 다이소는 ‘귀엽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엔저의 위기도 기회로 작용했다. 다이소 매장은 80%가 현지인 반면, 취급 상품의 70%는 해외 생산품이다. 이로 인해 2021년부터 엔저가 경영에 직격탄을 날렸다. 하지만 물류비용을 줄이는 등 엔저를 기회 삼아 경영 혁신으로 극복했다. 포장 면적을 80% 줄이고 적재 효율도 50% 개선하는 등 될 수 있는 한 값싼 가격에 맞추고자 노력했다.

야노 사장은 “엔저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엔저가 있었기에 다이소가 강해졌다”고 강조했다. 닛케이는 다이소가 미국에서 쌓은 비법을 다른 지역에서 무기 삼아 향후 인도에서도 200개 매장 체재를 갖추기 위한 공세를 펼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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