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빠른ㆍ안심 정산 서비스...기업 가치 높이기 집중
롯데온, 판매수수료 면제 행사...멤버십 혜택 강화 유치전도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들이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갈 곳을 잃은 판매자(셀러)와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금 정산기일 단축은 물론 판매수수료 감면, 판촉비 지원 등으로 셀러 모시기에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다. 이와 동시에 이용자 수가 곧 이커머스의 입지인 만큼 신규 회원 확보를 위한 멤버십 혜택도 잇달아 강화하고 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 계열 11번가는 신뢰도 확보를 위해 주로 빠른 정산·안심정산 서비스에 초점을 두고 셀러를 지원하고 있다. 재정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을 심어줘 기존 셀러들을 지키는 한편 신규 셀러 유치도 확대하겠다는 의도다. SK스퀘어의 입장에선 11번가 매각 의지가 큰 만큼 11번가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안정은 11번가 대표는 입점 판매자에게 보낸 CEO 레터에서 자금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배송완료 다음날 정산을 받을 수 있는 ‘안심정산’ 서비스를 9월 중 확대 시행한다고 밝혔다. 안심정산 서비스는 기존 일반 정산 대비 정산 일정을 약 일주일 앞당겨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11번가는 11일부터 안심정산 서비스를 추가 시행하고 적용 대상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이달부터 ‘추석 특별 기획전’을 열고 참여하는 셀러들에게 100만 원 상당의 광고 포인트를 지급하기로 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셀러 유치를 위해서는 신뢰도가 보장돼야 한다”면서 “이에 11번가도 경쟁력 있는 셀러를 모시기 위해 안심정산 등의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 계열사인 SSG닷컴도 셀러 지원을 통한 경쟁력 제고에 적극적이다. 1조 원대 규모의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팔 권리) 리스크를 해소한 뒤, 올 연말까지 신규 투자자를 찾아 나서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SSG닷컴은 월 목표 매출액을 달성한 신규 셀러에 축하금을 지원하고 있다. 광고 계약 및 광고 정보 수신에 동의한 셀러에게는 인공지능(AI) 추천 광고, 검색 광고(CPC)에 사용 가능한 광고비 혜택을 제공 중이다. 같은 신세계 계열사 G마켓은 9월까지 ‘스마일배송’ 신규 가입 셀러를 대상으로 최대 4개월 동안 물류센터 상품 입고·보관비용 전액을 지원한다. 포장, CS 처리 등 물류센터 운영 비용 역시 4개월간 50% 할인해 준다.
최근 패션과 뷰티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는 롯데온은 경쟁력 있는 패션·뷰티 셀러 모집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셀러 지원책도 마련 중이다. 7월부터 8월 31일까지 신규 입점 셀러를 위한 판매수수료 면제 프로모션을 진행한 데 이어, 총 20억 규모의 셀러 판촉비도 추가로 지원했다. 지난달 1일부터 매달 선착순 500개 셀러에게 무상셀러머니(광고비)를 지원하는 프로모션도 추가로 진행 중이다. 앞서 롯데온은 7월 1일 패션실과 뷰티실 신설을 통해 영업조직을 보강한 바 있다.
업계 1위인 쿠팡은 ‘셀러월렛’ 서비스를 운영한다. 셀러월렛은 보다 빠르게 판매대금을 체크카드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전날 구매가 확정된 매출 금액 90%를 별도의 이용 수수료, 이자 없이 다음날 지급한다.
각 이커머스 업체들은 멤버십 혜택 강화를 통해 소비자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G마켓은 유료 멤버십인 ‘신세계유니버스클럽’ 신규 가입 고객에게 무료 배송 이벤트 실시한다. SSG닷컴은 이달 말까지 쓱배송 클럽에 신규 가입하고, 타사 멤버십 이용 화면을 캡처해 이벤트 페이지에 올리는 고객에게 SSG머니 1만 원을 즉시 지급한다. 11번가는 학생 고객에게 전용 쇼핑 혜택을 무료 제공하는 학생 대상 클럽형 멤버십 ‘캠퍼스클럽’을 론칭했다. 다만 롯데온은 유료멤버십 ‘롯데오너스’를 강화하기보다는 다음날 무료 배송 혜택 확대, 당일 배송 서비스 검토 등 전반적인 서비스 질을 높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업계 특성상 다양하고 좋은 물건이 많아야 자사 채널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만큼 셀러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라며 “점유율 확대를 위해 셀러 유치전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