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가지 않는 이유?…보고 싶은 영화가 없기 때문
배우 최민식이 한 방송에 출연해 티켓값이 비싸다고 발언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영화인연대는 환영의 입장을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배우 출연료부터 낮추라고 반박하고 있다.
최민식은 최근 손석희가 진행하는 MBC 프로그램 '질문들'에 출연해 "지금 영화 티켓값이 1만5000원이다. 그 정도 금액이라면 스트리밍 서비스로 여러 편의 영화를 보는 것이 더 낫다"라며 "관객들이 발품 팔아 극장까지 가겠나.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갑자기 티켓값을 확 올리면 나라도 안 간다"라고 발언했다.
이어 "팝콘에 커피, 끝나고 술이라도 한잔하고 여자친구와 데이트하면 벌써 10만 원이 날아간다"며 "코로나 때 죽다 살아난 사람들(극장 업계)이라 심정적으로 이해는 되지만, 부담되는 가격은 맞다"고 덧붙였다.
최민식 발언 이후 CGV는 매달 마지막 수요일 오후 극장 티켓값의 절반 수준인 7000원에 볼 수 있는 문화가 있는 날(컬처 데이)을 ‘컬처 위크’로 확대해 지난달 26일부터 나흘간 진행했다.
이 같은 조치에 영화인연대는 입장문을 내고 "CGV가 영화산업 활성화를 위해 제작사, 배급사와 협의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첫 시도라고 밝힌 점에서 환영한다"라며 "한국 영화산업과 생태계를 위해 영화 티켓값 인하 필요성을 주장하며 목소리를 내준 최민식 배우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라고 밝혔다.
최민식의 주장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는 개인 SNS를 통해 "최민식이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상영해 주는 극장을 위해 출연료를 기부한 적이 있는가"라고 반박했다.
이 교수는 "영화관은 티켓으로 돈 버는 사업이 아니다. 싼 티켓으로 유인해 팝콘과 음료수를 팔아서 돈 버는 사업이다. 영화 티켓은 미끼 상품"이라며 "대출 금리가 올라 임대료가 오르고, 최저임금이 올라 청소 인력 인건비도 올랐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격을 내려서 관객이 더 많이 오고 이익이 는다면 기업들은 내리지 말라고 해도 내린다"며 "팬데믹 중에 영화관은 부도 위기에 직면했었는데, 최민식은 출연료를 자신의 영화를 상영해주는 극장을 위해 기부라도 했었나. 영화관 사업을 자선사업으로 알고 있느냐"고 주장했다.
극장 티켓값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극장 산업이 쇠퇴한 것은 티켓값이 아니라 스크린 독과점으로 인한 다양성 훼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철환 인하대 연극영화학과 교수는 "한국의 관람료 자체는 비싼 편이 아니다. 일본은 2000엔, 미국은 16달러 정도다. 프랑스는 16~17유로인데, 한화로 계산하면 2만3000원 수준"이라며 "문제는 티켓값이 아니라 스크린 독과점이다. 영화관을 가고 싶어도 내가 보고 싶은 영화가 극장에 없으니 가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