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특혜채용 의혹' 검찰 수사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하자 더불어민주당이 전면 대응에 나서고 있다. 5월 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정숙 여사의 '타지마할 의혹'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움직임을 자제하던 지도부가 이번에는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며 당이 '단일대오'를 이루는 듯한 모습이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번 사건 대응을 위한 당내 공식 기구인 '전 정권 정치탄압 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친명(친이재명)계 3선인 김영진 의원을 인선했다. 대책위에는 윤건영 의원 등 친문(친문재인)계 의원뿐만 아니라 한준호 의원 등 친명계 의원들도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조 친명'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친명계 의원들이 참여하는 것은 이재명 대표가 이번 사안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사건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는 계파를 가리지 않고 비판의 목소리가 강하게 나왔다. 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문 전 대통령 수사를 두고 "배은망덕 수사이자 패륜 수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검찰총장으로 승진시켜준 문 전 대통령의 은혜를 저버리고 배신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던 윤건영 의원도 같은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논두렁 시계' 보도와 데자뷔(기시감)가 느껴진다"며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전혀 근거 없는 소문을 만들어내고 압박하며 몇 달 동안 괴롭히고 모욕주는 극단적인 일이 벌어지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건 명백한 정치탄압이기 때문에 싸워나가는 게 우선이다. 다시는 노 전 대통령 때와 같은 일을 당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의 이번 행보가 계파 간 갈등을 줄이면서 '이재명 일극 체제'를 더욱 강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비명계 대권주자로 꼽히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 3김(金)이 정치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 대표가 적극적으로 옛 주류를 비호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내부 결속을 다질 수 있다는 것이다.
8일로 예정된 이 대표의 문 전 대통령 예방 일정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당초 이 대표는 연임 직후인 지난달 22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만나기로 했지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일정이 연기됐었다. 이번 예방에서는 시기상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이 최근 수사에 대한 대화를 할 것이고, 이 대표가 문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메시지를 보내며 친명계·친문계의 화합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