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악순환에 생물 멸종위기 위험도
남극의 해빙 면적이 2년 연속 역대 최대 수준으로 줄어들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남극에서 바닷물이 얼어서 생긴 얼음인 ‘해빙’ 면적이 이달 7일 기준 1700㎢로 측정됐다. 이는 지난해 최저치인 1710㎢보다 적은 정도다. 수십년 간 9월 초경 해빙 면적은 평균 1840만㎢ 안팎이었지만, 지구 온난화로 크게 줄었다고 가디언이 설명했다.
남극 해빙 면적은 9월에 가장 많은 게 일반적이다. 극남단에 있는 남극은 3월부터 10월까지가 겨울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해빙이 가장 많이 생성된다. 이후 여름이 끝나는 2~3월에 가장 적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남극해 해빙 면적이 평균보다 160만㎢씩 줄어들면서 역대 최소 수준을 기록했다. 160만㎢는 영국과 프랑스, 독일, 스페인을 합친 것과 맞먹는 면적이다. 한국 면적으로는 약 16배에 달한다.
호주 태즈메이니아대학의 윌 홉스 과학자는 "지난해에도 말도 안 되는 일이 있었는데 올해 또다시 같은 일이 발생했다"며 "따뜻한 해수 온도가 해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2년간 지구는 역사상 가장 더웠고, 지구의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높아졌다"며 "지구온난화가 이제는 남극 주변 해양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해빙 면적이 회복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호주 기상청 연구 결과에서는 해빙 감소가 남반구 날씨와 기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극 해빙 손실로 유발된 해양과 대기의 상호작용으로 호주에서 여름철 비가 자주 내리고 겨울에는 건조한 날씨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겨울철 해빙 생성을 막는 요인이 돼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해빙이 사라지면 대기 중의 열이 바다에 흡수돼 해양 온난화가 지속한다. 해빙에서 서식하는 생물들이 멸종위기에 놓일 위험도 있다. 영국 남극연구소는 2022년 말 나타난 남극 해빙의 기록적인 감소가 새끼 황제펭귄 수천만 마리의 죽음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