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다음은 이것?…멕시코서 온 프리미엄 데킬라 ‘돈 훌리오’ [주(酒)크박스]

입력 2024-09-1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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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킬라, 선인장 '블루웨버 아가베' 주원료…통상 숙성기간 길수록 품질 ↑

술 한잔에는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습니다. 100년 넘은 와인 명가의 고집스러운 전통, 훌륭한 원재료를 키워온 누군가의 땀방울, 완벽한 술 맛을 찾기 위한 주조사의 시행착오까지. 선택 버튼을 누르기 전엔 대체 무슨 음악이 나올지 알 수 없는 주크박스(Jukebox)처럼 무궁무진한 술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멕시코 할리스코 지역에서 아가베가 생산되는 모습. (사진제공=디아지오코리아)

위스키가 장악했던 프리미엄 주류 시장에서 최근 주목받는 신예가 있다면 단연 '데킬라'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데킬라 수입액은 345만7000달러로 2020년 254만1000달러 대비 155.9% 늘었다.

프리미엄 주류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등 서구권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최고급 데킬라를 마시는 게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의 경우 아직 위스키만큼 주류(主流)문화로 통하진 않지만, 업체들은 곧 유행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데킬라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추세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조니워커', '스미노프' 등을 수입해 판매하는 디아지오코리아를 꼽을 수 있다. 디아지오코리아가 주력으로 내세우는 브랜드는 데킬라 본고장 멕시코를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 '돈 훌리오(Don Julio)'다.

데킬라는 알로에처럼 생긴 선인장 '아가베'가 원료다. 200종 이상인 아가베 중에서도 '블루 웨버 아가베'로만 데킬라를 만들 수 있으며, 이 중에서도 멕시코 할리스코 지역에서 나는 블루 웨버 아가베를 최상급으로 쳐준다. 아울러 샴페인이 프랑스 상파뉴 지역에서만 생산해야 하는 것처럼 데킬라도 멕시코에서만 만들어야 한다.

돈 훌리오 또한 최상급 블루 웨버 아가베가 생산되는 할리스코에서 만들어진다. 브랜드를 만든 훌리오 곤잘레스(Julio Gonzalez)는 데킬라를 만드는 가문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어릴 때부터 말을 타고 데킬라를 유통한 그는 증류소 설립을 위해 지역의 부유한 상인을 설득해 자금을 융통했고, 1942년 돈 훌리오 데킬라를 출시하게 됐다.

데킬라 또한 위스키처럼 숙성 기간이 길수록 통상 품질도 올라가지만 위스키만큼 오랜 시간을 거치진 않는다. 돈 훌리오 대표 제품들을 보면, '블랑코'는 숙성을 아예 하지 않고, '레포사도'는 8개월, 아녜호는 18개월간 숙성한다. 숙성이 길어질수록 갈색 또는 짙은 호박색으로 색이 변한다. 아울러 질감도 점점 더 점성이 생기는 경향이 있다.

국내에서 데킬라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디아지오코리아는 이달 말 신제품 '돈 훌리오 울티마 리제르바'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36개월 숙성한 엑스트라 아녜호 등급 제품이다. 창립자 돈 훌리오 곤잘레스 헌신과 장인정신을 기리기 위해 2006년 돈 훌리오 곤잘레스와 그의 가족이 심은 마지막 아가베를 사용했다고 한다.

▲'돈 훌리오 울티마 리제르바' 제품. (사진제공=디아지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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