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와 시행과 관련한 논쟁이 불붙고 있다. 민주당은 24일 금투세와 관련한 공개토론회를 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시작 전부터 당내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금투세 유예론'의 대표주자인 이소영 의원은 10일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금투세를 '도로 통행세'에 비유하며 "현재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엉망이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지금은 (금투세 도입이) 적절치 않다"며 "도로에 아스팔트 포장은 하고 통행세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금투세 시행론'을 고수하는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포장도로라도 수익을 올렸으면 세금을 내는 것이 맞다"며 "통행이 불편하다고 해도 그 도로를 이용해 이동시간 단축 등의 편익을 봤다면 세금을 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편하게 벌었느냐, 어렵게 벌었느냐를 따져서 소득세를 물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이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제가 비포장도로에 통행세를 걷지 말자고 한 취지는, 그 도로가 울퉁불퉁 불편하기 때문이 아니라 바로 옆에 '아우토반' 같은 대체도로가 있기 때문"이라며 재반박했다.
이 의원은 "모바일 주식투자가 보편화돼 이제 핸드폰으로 해외주식 투자가 가능하다. 해외시장은 우리 시장보다 훨씬 투명하고 수익률이 높은 '아스팔트 도로'"라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 도로가 '포장도 안 깔고 통행세 받겠다'고 하면, 차들이 바로 옆 도로로 빠질 것이 분명하고, 우리 도로는 통행량이 줄어 한산한 비인기 도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을 필두로 민주당 내부에서는 '금투세 시행을 유예해야 한다'고 밝히는 의원들이 늘고 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식시장을 선진화시킨 다음 (금투세를) 시행해도 늦지 않다"며 "금투세를 무리하게 시행할 경우, 주식시장에 참여한 1400만 명의 국민이 투자 손실 우려 등 심리적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의 발언은 지도부 중 처음으로 나온 유예론이기 때문에 이목을 끌었다.
이외에도 전용기·이연희 의원이 SNS에 유예 입장을 밝히자 이소영 의원이 해당 글을 공유하며 화답하기도 했다. 10일에는 금투세를 심의하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일영 의원이 금투세 도입 시기를 미뤄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정 의원은 "금투세 도입보다 먼저 우리 주식시장을 선진화시켜야 한다"며 "우리 주식시장을 더욱 매력적인 시장으로 만든 뒤에 금투세 도입을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했다.
24일 공개토론회를 앞두고 민주당은 토론자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 토론회에서 금투세 시행·유예·폐지를 놓고 다양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