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인 건설경기 침체로 시멘트 출하 급감, 재고 급증 등의 이중고에도 국내 시멘트업계가 제품 생산 중 발생하는 환경영향을 낮추기 위한 설비투자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주요 시멘트업체를 회원으로 하는 한국시멘트협회는 13일 올해 설비투자 계획 총 6076억 원 중 현재 5892억 원을 집행해 달성율이 97%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협회는 이러한 추세대로면 연말에는 당초 계획을 초과한 투자액을 사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멘트업계는 최근 5년간 급속하게 설비투자 재원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20년 3429억 원에 그쳤던 투자규모가 올해는 두 배에 가까운 6076억 원으로 계획됐다.
환경영향 저감을 위한 투자가 전체 투자액의 약 80%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SCR 설치 비용은 제외돼 있어 향후 SCR 설치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투자규모의 급증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협회는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기준에 선제 대응하고 글로벌 이슈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탄소중립 조기 달성을 위해 허리띠를 조이기보다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 확보가 더 시급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라고 밝혔다.
다만 급증하는 투자규모를 감당하기 위해 올해 예상되는 순이익 전부를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향후 예상되는 전기요금 인상, 주요 원부자재 가격 급등 등의 여파로 업계 고민은 커지고 있다.
상반기 출하 급감(12.3%↓), 재고 급증(15.6%↑)으로 실물지표는 갈수록 악화할 전망이다. 특히 전기요금은 시멘트 제조원가 중 유연탄 조달비용과 함께 원가비중이 가장 높다. 지난해 유연탄 조달비용이 다소 안정화됐지만 전기요금 인상이 이를 상쇄해 반사이익을 얻지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협회는 “설비투자 계획을 감안하면 올해 예상되는 순이익은 고스란히 환경영향 저감 등을 위한 설비투자에 투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