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물가상승→금 오름세 전망
달러 약세 국면은 금 투자 매력도 상승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국제 금값이 기준금리 인하ㆍ물가상승 전망 등에 힘입어 더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주요 외신과 금융투자업계 전망 모두 오름세를 점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국제 금 현물 가격은 1온스당 2554.05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선물 가격도 전 거래일 대비 1.5% 오른 2580.60달러에 달했다. 오름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미국 월가 전망을 바탕으로 한 주요 외신, 우리 금융투자업계 등의 공통된 분석이다.
먼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국 금리 선물 시장은 연준의 ‘빅컷(0.5%포인트 인하)’ 확률을 27%로 반영하고 있다. 0.25%포인트 인하 확률은 73%를 기록 중이다.
기준금리 인상은 물가 상승으로 화폐가치가 하락했을 때 단행한다. 거꾸로 기준금리를 내린다는 것은 물가 상승세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금리 인하 이후 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금값이 오름폭을 더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 중이다. 실제로 금은 ‘인플레이션 헤지(hedge)’ 수단으로 인식된다. 헤지는 위험자산 가격 변동을 회피 또는 제거를 의미한다.
금값은 올 연말은 물론, 내년까지 상승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먼저 미국 금리 인하를 전후로 펼쳐질 달러 약세 국면은 금에 대한 ‘투자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 통상 달러 가치는 미국 금리는 물론 금 가격과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달러가 절하되면 달러로 표시되는 금 가격이 상승한다”라며 “금은 보유에 따른 이자 수익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금리가 낮을수록 가격은 오르는 경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각국 중앙은행이 금을 대거 사들이고 있는 점도 금 가격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 중앙은행의 상반기 금 매입 규모는 2022년~2023년 매입 규모를 합친 것보다도 많다. 특히 미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금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밖에도 세계 최대 인구를 보유한 인도의 막대한 금 소비, 정체기에 접어든 금 광산에 위축된 공급량, 상장지수펀드(ETF)를 비롯한 금 투자 수요 확대 등이 금 가격을 밀어 올리는 데 영향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선물은 이런 대내외 환경을 바탕으로 금값이 2750달러, 내년 1분기 2850달러 선에 이를 것으로 제시했다.
옥지희 삼성선물 연구원은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되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금의 상승 추세는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라며 “2025년 1분기 평균 금 가격은 2850달러 전고점을 경신한 이후 높아진 가격 레벨에 한동안 머무르며 2분기, 3분기 각각 2800달러와 2700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