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준 명의” 소송 냈다 ‘패소’
회사가 세금을 내지 못할 때 특별한 예외 사유가 없으면 회사 주식을 50% 이상 가지고 경영에 관여하는 과점 주주가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순열 부장판사)는 A 씨가 과세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송파세무서장에게 낸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A 씨는 한 철근콘크리트 전문 건설업을 하는 회사의 주식 총 1만500주(51.22%)를 보유한 주주로 등재돼 있다.
이 회사는 2017년 7월께부터 부가가치세 등을 체납해왔는데 이에 송파세무서장은 A 씨가 이 회사의 과점 주주에 해당해 제2차 납세의무가 있다고 보고 2020년 1월 A 씨에게 귀속분 근로소득세 300여만 원 중 158만 원에 대한 납부 통지를 했다.
법인 재산이 납부할 조세보다 부족할 경우 과점 주주는 부족한 금액에 대한 납세 의무를 지는 ‘제2차 납세의무자’가 된다.
A 씨는 형의 부탁으로 명의를 빌려줘 회사 주주로 등재된 것일 뿐 실제 소유자는 형이고 자신은 회사 경영에 참여하거나 주주 권리를 행사한 사실이 없다며 과세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 씨는 이 회사의 과점 주주로서 제2차 납세의무자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A 씨가 이 회사의 주주명부에 주주로 등재돼 있고 주주명부에 등재된 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식에 관한 의결권 등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A 씨는 이 회사의 사내이사로 등재됐고 이 회사로부터 공사를 의뢰받아 수행하고 급여를 지급받는 등 이 회사의 업무에 관여했다”고 설명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