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자산으로 선회해 절상 유도 전망
단기적으로는 증시ㆍ위험통화에 긍정적
장기적으로는 수출경쟁력 약화 등 우려
위안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중국 위안화 가치가 가파르게 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예상을 넘어선 보폭(0.5%포인트)으로 금리를 인하한 ‘빅컷’을 단행한 것이 위안화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동안 미국의 높은 금리는 달러 강세를 불러왔고 위안화는 상대적인 약세에 머물렀다. 이는 중국 내 자금 유출과 주가 하락 등을 불러왔다. 유동성 공급이 절실했던 중국은 미국과 금리 격차가 줄어들면서 통화정책에 숨통이 트이게 되는 등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영국 금융업체 유라이존SLJ캐피털의 스티븐 젠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의 금리 인하로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중국 기업이 달러화 자산을 매각, 위안화로 환전할 수 있다”며 “이에 위안화 가치가 5~10%까지 절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중국 기업들은 달러 자산에 투자해 해외에 2조 달러 이상을 축적했을 수 있다”며 “연준의 금리 인하로 보수적으로 잡아도 중국으로의 1조 달러 자금 유입이 촉진될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달러·위안 환율은 7월 7.30위안 선에 육박하면서 위안화 가치가 연중 최저치를 찍었다. 이후 연준 금리 인하 전망에 위안화 가치가 회복해 현재 15개월 만에 최고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19일 오후 2시 현재 전 거래일 대비 0.88% 오른 2741.31을 나타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위안화 가치 변동이 부정적 영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젠 CEO는 “위안화 가치 상승은 장기적으로 중국의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이에 중국 당국이 신중하게 환율에 접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캐리 트레이드에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나라에서 자금을 빌려, 금리가 더 높은 지역에 재투자해 차익을 노리는 투자다.
그동안 캐리 트레이드는 마이너스 금리였던 일본 엔화에 집중됐다. 그러나 일본은행(BOJ)가 올해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하면서 ‘엔 캐리’ 매력이 감소했다. 문제는 위안화 가치가 가파르게 오르면 지난달 초 글로벌 증시 혼란을 촉발했던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과 비슷한 사태가 위안화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관타오 중국은행(BOC)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과 비슷한 시나리오가 펼쳐지면 위안화 가치가 급등할 위험이 있다”면서 “사람들이 위안화가 3~4%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신호를 포착하면 더는 위안 캐리 트레이드에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고 이는 청산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