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세·규제 강화 추진 영향
서민도 공공지출 삭감에 반발 커져
지지율 24%에 그쳐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약 30명의 자산관리 컨설턴트와 슈퍼리치를 인터뷰한 결과 이들 중 일부는 영국 투자 포트폴리오를 정리해 현금화했으며, 재벌가의 자녀를 비롯한 여러 부유층이 영국을 떠날 채비를 하거나 이미 떠났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사모펀드 업체 제너럴애틀랜틱은 일부 직원들이 런던 사무실을 떠날 것으로 내다봤고, 런던에 거주 중인 유명 헤지펀드 억만장자인 앨런 하워드는 스위스 제네바로 이주를 검토하고 있으며 또 다른 사모펀드 억만장자 제러미 콜러는 이미 스위스로 이주했다.
UBS에 따르면 영국에는 총 300만 명이 넘는 백만장자가 적을 두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투자 이민 자문사 헨리 앤 파트너스가 최근 발표한 ‘2024년 부의 이동’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9500명의 백만장자가 영국을 이탈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전망대로라면 1만5200명의 이탈자가 전망되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엑소더스다.
하지만 가뜩이나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로 런던의 금융허브 지위가 크게 흔들린 상황에서 노동당 정부가 부유층을 겨냥한 세금 인상과 규제 강화 정책을 추진해 슈퍼리치의 엑소더스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해외 자산에 대해 상속세율 40%를 부과하고, 펀드매니저 성과 보수에 대해 소득세율을 기존 28% 대신 45%로 적용하는 방안이 부유층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여기에 자녀 교육을 위해 런던에 체류하는 부유층의 경우 20%의 부가가치세를 내야 한다는 점도 반발을 사는 대목이다.
런던에서 체류했다가 그리스로 이주를 결심한 한 나이지리아·레바논계 사업가는 “사람들이 떠나고 있다”면서 “부(富)의 유출은 인재 유출과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고 지적했다.
서민층에서도 재정 건전성 확보를 이유로 대규모 공공 부문 지출 삭감에 나면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간 가디언의 일요일판 옵서버가 여론조사 기관 오피니엄과 함께 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의 직무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24%로 ‘반대한다’는 응답률 50%보다 크게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