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등 전 세계적으로 질병으로 인정된 근감소증 [초고령사회 근감소증①]
우리 사회의 급속한 인구 고령화에 따라 건강한 노화를 위한 근육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9일 의학계에 따르면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근육량 감소와 근기능 저하를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여기기 쉽지만, ‘근감소증’에 의한 근육 부족은 골절과 낙상 위험을 높여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미 근감소증은 초고령화 사회에 무시할 수 없는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16년 11월 세계 최초로 근감소증에 대해 질병코드를 부여했고, 세계보건기구(WHO)도 2017년 국제질병분류(ICD) 제10차 임상용 개정판(ICD-10-CM)에 정식 질병으로 등재했다.
일본도 2018년 4월 근감소증에 질병코드를 부여했으며, 우리나라는 2021년 표준질병사인분류(KCD)에 정식으로 포함했다. 더 이상 근감소증이 단순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닌 질병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근감소증 환자는 근력이 줄어 보행 능력이 감소하고 근지구력이 저하된다. 따라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다른 사람의 도움이 자주 필요할 뿐만 아니라 골다공증과 낙상, 골절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또 근육의 혈액과 호르몬 완충작용이 줄어 기초대사량이 감소하고 만성질환 조절이 어려워져 당뇨병과 심혈관계 질환이 악화할 가능성도 커진다.
현재 개발된 근감소증 치료제는 없다. 근감소증이 의심되는 경우 의료진은 우선 다른 질병이나 약물 부작용에 따른 식욕저하 관련된 근감소증인지 확인하고, 원인 질환 치료와 복용하는 약물 변경 등의 조치를 취한다. 노화로 인한 근감소증으로 판단하면 단백질 공급과 운동요법을 진행한다. 특히 재활 전문가의 제대로 된 지도가 필요하다.
근감소증 예방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이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우울증 발생 빈도가 늘고 집 밖의 활동을 줄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활동성이 부족해져 입맛도 떨어지면서 근육감소 과정을 겪는데, 이러한 경우 활동량을 늘려야 근감소증을 막을 수 있다.
고령층은 심장이나 폐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근력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심폐기능이 좋아야 한다. 약간 빠르게 걷는 정도를 일주일에 5일 이상 하는 것이 좋다. 유산소운동은 심폐기능을 강화해 근력운동을 잘하도록 돕는다. 전문가들은 일주일에 2~3번, 한 번에 20~30분 정도의 근력운동을 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원장원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유병률로 따지면 노인성 질환의 대표 격인 당뇨병, 치매와 유사한 수준이다. 근감소증을 앓고 있는 노인이 활동하지 않고 누워만 있으면 점점 안 좋아진다”며 “밖에서 사람을 만나 같이 활동을 해야 근육이 유지된다. 식욕이 감소해 단백질 섭취가 적은 사람이라면 건강기능식품 등을 추가로 섭취해야 근육을 단련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