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기획의 귀재 이선정, 올리브영 H&B 시장 1위 이끈 일등공신 [CEO 탐구생활]

입력 2024-10-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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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매출 2.8조, 전년 대비 27%↑…입점 뷰티 브랜드 수 2400여개

옴니채널ㆍ이너뷰티 강화 공들여…매출 100억 클럽 절반이 中企
K뷰티 생태계 육성ㆍ3000억 투입...역직구 몰 통해 50개 국가에 수출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

‘CJ그룹 내 최연소 최고경영자(CEO), CJ올리브영 최초의 여성 CEO’

국내 헬스앤뷰티(H&B) 시장 점유율 1위 업체 CJ올리브영(올리브영) 이선정 대표이사에게는 최초, 최연소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높은 실적을 바탕으로 경영 능력을 입증하고 있는 이 대표는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대표는 1977년생으로 건국대 응용생물화학과를 졸업하고 2000년부터 한국미니스톱에서 상품기획자(MD)로 근무하다 2006년 11월 CJ올리브영 상품팀으로 회사를 옮겼다. ‘상품기획 전문가’로 통하는 이 대표는 MD팀장·MD사업본부장·영업본부장을 거치며 올리브영의 상품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 대표는 2017년 CJ그룹 정기 인사에서 임원으로 승진한 데 이어 2022년 10월 올리브영 대표이사에 오르며 그룹 내 최연소 CEO이자 올리브영 최초의 여성 CEO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선정호 올리브영은 신진 브랜드 발굴, 온·오프라인 연계 옴니채널 강화, 입점 브랜드 글로벌 수출 지원 등 전략을 펼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2021년 2조1192억 원이었던 올리브영의 매출은 지난해 3조8682억 원까지 늘었다. 작년 영업이익도 4607억 원으로 1378억 원을 기록한 2021년과 비교해 3배 이상 불어났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2조2872억 원으로 작년 동기(1조7966억 원)보다 27.3% 늘어나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CJ그룹의 캐시카우로 떠오른 올리브영은 오너일가 승계 작업을 위한 재원 마련에도 연관돼 있어 그룹 내 입지가 커지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올해 초 새해 첫 방문 계열사로 CJ제일제당이 아닌 CJ올리브영을 택했다.

상품군 다양화·옴니채널 통해 온라인 경쟁력 강화

올리브영의 성공 비결 중에는 탁월한 상품 기획력을 바탕으로 선보이고 있는 압도적인 입점 브랜드 수, 다양한 상품이 있다. 올리브영에 입점한 뷰티 브랜드 수는 약 2400여 개로 2만 개가량의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올리브영은 단독 제품 등을 선보이며 타사와 차별화를 꾀하는 한편, 콜라겐·글루타치온 등 먹는 화장품으로 불리는 ‘이너뷰티’ 카테고리를 강화하며 상품군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이 대표는 전국 1300개가 넘는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을 연계한 ‘옴니채널 서비스’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오늘드림’과 ‘오늘드림 픽업’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오늘드림은 올리브영 온라인몰과 모바일 앱을 통해 당일 주문한 상품을 ‘1시간 이내’에 받아볼 수 있는 퀵커머스 서비스다. 오늘드림 픽업을 이용하면 고객이 온라인몰에서 주문한 상품을 원하는 매장에서 직접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서비스 인기에 힘입어 올리브영의 온라인 매출은 지속해서 늘고 있는 추세다.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가 7월 24일 서울 용산구 CJ올리브영 본사에서 열린 K뷰티 중소·벤처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 발표 및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hyunho@)

올리브영 온라인몰의 최근 3년간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2021년 54% △2022년 33% △2023년 50% 각각 증가했다. 올리브영은 온라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도심형 물류 거점(MFC)을 주요 광역시·지방 중소도시까지 확장하며 퀵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중소 뷰티 인큐베이터 ‘올리브영’, 글로벌 몰 통해 해외 수출길 발판 마련

올리브영은 K뷰티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톡톡히 하며 신생·중소 뷰티 브랜드 육성을 위한 투자에도 앞장서고 있다. 작년 올리브영 입점 브랜드 중 연간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100억 클럽’ 브랜드 수는 지난해보다 30% 증가했다. 특히 100억 클럽 브랜드의 절반 이상이 국내 중소기업 브랜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킨케어 브랜드 ‘라운드 랩’과 색조 전문 브랜드 ‘클리오’는 올리브영에서만 작년 한 해 동안 연 매출 1000억 원의 고지를 넘어서며 메가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올리브영은 지속가능한 K뷰티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올해부터 3년간 1000억 원씩 총 3000억 원을 투입하는 상생 경영안을 시행할 계획이다. 입점업체와 함께 상품기획, 연구개발(R&D), 영업·마케팅 등 신진 브랜드 발굴부터 해외 진출까지 브랜드 육성의 전 과정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외국인을 공략하기 위한 편의 서비스 확대와 함께 입점 브랜드를 대상으로 글로벌 수출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4월엔 전국 매장에 16개 언어 실시간 통역이 가능한 휴대용 번역기를 도입했다. 늘어나고 있는 외국인 고객의 쇼핑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1~5월까지 올리브영 외국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증가했다.

2019년 론칭한 역직구 몰인 ‘글로벌 몰’을 활용해 온라인을 통한 글로벌 수출길을 개척하고 있다. 배송 가능 국가가 150여 개국에 달해 자국에 오프라인 매장이 없어도 전 세계에서 K뷰티 상품 1만여 종을 쇼핑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매달 여러 브랜드 상품을 구성해 특가에 판매하는 ‘올리브영 뷰티박스’를 통해 중소 K뷰티 브랜드의 해외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글로벌 몰은 상반기 기준 지난해보다 80% 신장했고, 같은 기간 회원 수도 전년보다 50% 늘었다.

이달 초에는 경기도 안성시에 K뷰티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물류 기반도 구축했다. 글로벌 몰 전용 공간을 운영하고 업체별 맞춤형 출고 설비를 도입한 시설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몰을 이용하는 150여 개국의 고객들이 대형 세일 기간에도 원활한 배송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올리브영은 정부와 손잡고 중소 인디 브랜드 100개를 선정해 컨설팅과 마케팅을 지원하는 ‘K-슈퍼루키 위드 영’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최근 올리브영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납품업체에 대한 갑질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게 되면서 이 대표의 위기 대응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올리브영은 최근 무신사의 ‘뷰티 페스타’에 참여하려는 자사 납품업체에 불참을 압박하는 등 부당 행위를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올리브영은 지난해 12월에도 경쟁사의 판촉 행사에 참여하지 않도록 납품업체를 압박한 의혹과 관련해 시정 명령과 약 19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 프로필
△1977년 출생
△2000년 한국미니스톱 상품기획자(MD)
△2006년 CJ올리브영 상품팀 입사
△2009년 CJ올리브영 MD팀장
△2017년 CJ올리브영 MD사업본부장
△2022년 CJ올리브영 영업본부장
△2022년 10월 CJ올리브영 대표이사(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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