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경매시장 열기가 한 달 만에 식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 사례 중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 100%를 넘는 사례는 11건으로 집계됐다. 불과 1달 전인 8월 서울 전역에서 낙찰가율 100% 이상 낙찰 사례가 26건 나왔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쪼그라든 것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 열기가 주춤한 것은 아파트값 상승 폭 둔화와 거래량 감소로 추가 집값 상승 기대감이 줄어든 데다 기준 금리 인하를 앞둔 관망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3일 부동산 경매 전문 기업 지지옥션 통계를 분석한 결과 9월(9월 1일~9월 30일) 서울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경매 사례 중 낙찰가율 100% 이상을 기록한 건수는 총 11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8월(8월 1일~8월 31일) 낙찰가율 100% 이상 거래 26건 대비 57.7% 줄어든 수준이다.
서울 전체 아파트 낙찰 건수도 급감했다. 9월 전체 낙찰 건수는 76건으로 8월 131건과 비교하면 약 42%(55건) 줄었다. 이에 전체 낙찰 사례 중 낙찰가율 100% 이상 비중도 9월은 14.5%로 8월 19.8%와 비교하면 5.3%포인트(p)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에선 낙찰 건수 감소와 함께 최고 낙찰가율 수준도 대폭 줄었다. 9월 서울 아파트 낙찰 사례 중 가장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한 사례는 지난 2일 서울북부지방법원 경매 2계에서 열린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 길음1차’ 전용면적 59㎡형 경매로 낙찰가율은 118%로 집계됐다. 해당 매물은 감정가 6억5000만 원으로 시작해 최종 7억6839만 원에 낙찰됐다.
하지만 8월 최고 낙찰가율은 8월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 4계에서 열린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 1단지 전용면적 117형으로 감정가는 52억 원이었지만 낙찰가는 71억1110만 원에 달해 낙찰가율은 137%까지 치솟았다.
지역별 온도 차이도 커졌다. 9월 낙찰가율 100% 이상 거래가 나온 11곳 가운데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곳은 동작구와 영등포구, 강서구, 성북구 등 4곳에 그쳤다. 반면 8월에는 노원구 5건을 포함해 마포구와 동대문구, 노원구 등 강남 3구와 용산구 이외 지역이 19곳에 달하는 등 서울 전역에서 골고루 감정가를 뛰어넘는 가격에 낙찰된 사례가 쏟아졌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무엇보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사라진 것이 가장 크다”며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인기 지역의 경우 단기간에 집값이 급등해 전고점 수준으로 회복했다. 집값 추가 상승 기대감이 식은 것이 경매시장으로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따르면 집계가 완료된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090건으로 7월 8876건 대비 31.4%(2786건) 줄었다. 아파트값 상승 폭도 9월 들어 둔화하는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9월 다섯째 주(9월 30일 기준)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0% 오르는 데 그쳤다. 서울 아파트값은 8월 둘째 주 0.32% 오르며 5년 1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이후 지난달 마지막 주까지 상승 폭이 줄어드는 양상을 지속하고 있다.
김 소장은 “최근 부동산 시장에는 앞으로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폭과 실제 시중은행의 금리인하 수준 등을 확인하고 매수에 나서려는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며 “연말까지 경매시장 관망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