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당시 SEC-리플 중 압도적 승리자는 없었다는 평가 다수
“항소 이유 증권성 여부로 결정할시 패소할 가능성 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리플 미등록증권 소송 판결에 항소하기로 결정하면서 둘 간의 갈등이 재점화됐다. 항소 사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가상자산 증권성 여부에 대해서 항소할 경우 SEC 패소 확률이 높을 거라는 예측이 나온다.
4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SEC는 8월 7일 아날리사 토레스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 판사가 리플랩스에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리플 판매에 대해 민사상 1억2500만 달러 벌금 납부와 기관 판매 중단을 명령한 판결에 대해 항소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SEC와 리플랩스 중 압도적 승리를 가져간 곳은 없다고 평가했다.
당초 SEC는 2020년 12월 리플이 공모 절차를 거치지 않은 불법 증권이라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할 때 약 8억7600만 달러의 민사 벌금과 같은 금액의 이익 반환금, 1억9800만 달러의 이자 등을 포함해 모두 약 20억 달러를 내야 한다고 법원에 요청했다. 일부 업계는 8월 재판에 청구 금액의 약 6% 수준에 불과한 벌금을 부과하면서 리플이 승리했다고 판단했다.
투자 시장도 리플 소송 결과에 대해 환호했다. 소송 결과가 알려진 날 리플은 25%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다만, 당시 SEC 대변인은 “법원은 리플의 기관 판매 금지 가처분과 리플이 제시한 금액의 12배가 넘는 벌금을 포함한 SEC 구제안을 승인했다”면서 판결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리플과 SEC 양측 모두 일부분 승리를 가져갔다는 평이 나왔다.
정석문 프레스토리서치 센터장은 “SEC가 소송을 제기한 숨은 목적이 가상자산 자체에 대해 증권이라는 사법부 판단을 끌어내는 것이었다면 패배한 것”이라면서도 “리플이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XRP 판매는 증권법 위반이라고 판결 받고 벌금을 부과받았다는 측면에서 리플의 패배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 중요한 것은 가상자산 자체는 증권이 아니라고 한 법원 판결”이라며 “이는 가상자산 산업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SEC가 8월 판결 중 어떤 내용에 대해 항소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리플 또한 14일 이내에 항소 이의를 제기하기 위해 교차 항소할 가능성이 있다.
정석문 센터장은 “항소 사유는 공식 12월에 예정된 공식 브리핑에서 언급할 예정이라 아직 알 수 없다”며 “리플은 소송을 마무리하고 사업에 전념하기 위해 이의 제기 정도만 하지 않을까 추측한다”고 진단했다.
또한 “굳이 추측한다면 기관투자자 매매에 대한 벌금 액수에 대해서 항소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만일 SEC 항소 사유가 가상자산 자체가 증권이 아니라는 판결에 대한 것이라면 2심에서도 패배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