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라자’·‘알리글로’ 美 FDA 승인되며 승승장구
폐암 치료신약 ‘렉라자’, 혈액제제 ‘알리글로’로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한 유한양행과 GC녹십자가 올해 3분기 역대급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9일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5516억 원, 영업이익은 347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 영업이익은 3834% 성장한 수치다. 특히 매출은 분기 사상 최대가 유력하다.
유한양행은 미국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얀센 바이오테크에 기술 수출한 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에 대한 상업화 기술료 6000만 달러(약 804억 원)를 수령할 예정이라고 지난달 밝힌 바 있다. 유한양행의 렉라자와 얀센의 이중항암항체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의 병용요법의 상업화가 시작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올해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두 약물의 병용요법을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승인했다. 유한양행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두 약물의 병용요법 치료가 시작됐고, 첫 환자 투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렉라자의 미국 현지 약가는 연간 약 3억 원으로 책정됐다. 국내 약가는 연간 약 7500만 원 수준이다. 경쟁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의 미국 내 연간 약가가 2억7000만 원인 것과 비교해도 비싼 편이다. 국산 신약 가격이 글로벌 빅파마 제품보다 높게 책정된 건 그만큼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제품 판매에 따른 로열티는 별도로 수령하는 만큼 유한양행이 얻게 될 수익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유한양행은 지난달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에 1077억 원 규모의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원료의약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계약 기간은 내년 9월 30일까지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한양행은 렉라자의 글로벌 판매뿐만 아니라 유망한 HIV치료제 신약 원료를 장기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한 가시성이 높아진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국내 5대 제약사 중 유일하게 역성장한 후 올해 상반기까지 저조한 실적을 보인 GC녹십자는 3분기부터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미국 시장 진출을 계기로 반등이 기대된다. 에프앤가이드는 GC녹십자의 올해 3분기 매출액 4969억 원, 영업이익 433억 원으로 예상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수출이 줄고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에 따른 독감 백신 매출 감소, 혈장 원가 상승 등이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알리글로가 지난해 12월 FDA 승인을 받으며, 회사 실적 개선에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받는다. 올해 7월 초도 물량을 미국으로 수출했고, 같은 달 말 미국에 제품을 출시했다. 8월부터 일차 면역결핍증 환자를 대상으로 알리글로를 투여하고 있다.
GC녹십자는 현재 처방급여관리업체(PBM)·의약품구매대행사(GPO) 등과 계약을 맺고 미국 주요 보험사 3곳의 처방집에 등재되며 사보험 가입자의 80%를 확보하게 됐다. 추후 자사 제품을 취급하는 전문약국과 파트너십을 늘리는 등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달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이후 본격적인 알리글로 매출이 발생하면서 3분기 약 200억 원의 매출 인식이 전망돼 외형 성장세를 견인할 전망”이라며 “알리글로는 혈전 유발물질을 99.9% 제거하면서 경쟁제품 대비 우수한 제품력을 보유했다. 이에 따라 경쟁제품 대비 판가와 마진율이 높다. 올 4분기 알리글로 매출은 3분기 대비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