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소액생계비대출 이자 연체율이 32.9%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소액생계비대출 월 평균 이자가 7000원대 수준임에도 청년층 3명 중 1명은 이를 갚지 못하고 있어 저소득 청년의 부채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이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19세 미만 포함 20대 이하의 소액생계비대출 이자 연체율은 32.9%로 역대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전 연령대에서도 가장 높은 수치다.
소액생계비대출은 저신용‧저소득 서민들에게 최대 100만원을 연 15.9% 금리에 빌려주는 정책 대출 상품이다. 지난해 3월 말 불법 사금융에 노출되기 쉬운 취약계층을 정책서민금융으로 흡수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일단 50만원을 연 15.9% 금리로 빌려주고 이후 금융교육 이수, 성실 상환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9.4%까지 금리를 내릴 수 있다.
문제는 대출액이 크지 않음에도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점이다.
올해 8월 기준 평균 소액생계비대출 금액은 약 54만 원으로, 첫 달 금리 15.9%를 적용해 월 이자를 계산하면 7155원 수준이다. 월 평균 이자가 최저시급(9860원)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해당 대출 상품을 이용하는 20대 이하 청년 3명 중 1명은 이를 갚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20대 이하 연체율은 출시 이후 계속 높아지다 7월 30%를 돌파, 8월 대출상품 출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성실상환율 역시 출시 직후인 지난해 6월 96.1%에서 61.4%로 떨어져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 교수는 “일자리 등 기반이 약할 수밖에 없는 청년들의 대출 상환 연체율이 낮은 것은 일반적이지만, 소액생계비대출과 같이 금액이 작은 대출에서도 연체율이 급등하는 것은 그만큼 청년들의 경제 상황이 어렵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일자리 등에서 저신용‧저소득 청년층을 위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0대 이하에 이어 30대에서도 연체율이 29.9%로 두 번째로 높았다. 그 다음으로는 40대(27.2%)‧50대(23.8%)‧60대(20.1%)‧70대 이상(18.8%) 순이다. 전체 연체율은 26.9%였다.
김 의원은 “청년층 부채에 대한 경고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청년 부채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문제로, 청년층 부채 문제와 상환능력 제고에 대한 논의와 동시에 일자리‧노동환경 등을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