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저가 전자상거래품 면세 폐지 추진
기업도 중국산 대응 및 지적 재산권 방어
글로벌 주요 국가들이 속속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의 확산을 경계하고 나섰다. 자국 산업 생태계 위협과 소비 양극화 등이 이유다. 일각에선 정치적 판단도 배경이 됐을 것으로 분석 중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9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정부가 중국 전자상거래기업 테무의 자국 진출 제한을 지속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부디 아리에 세티아디 인도네시아 통신정보부 장관은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테무는 인도네시아 중소 및 영세 업체에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들어올 수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무역부도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테무의 사업모델은 중간 거래와 유통업자를 두도록 한 인도네시아 무역 규정과 어긋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미 테무와 알리 등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이 진출해 있는 나라도 제한정책을 앞세워 이들의 시장 장악을 경계하고 있다. 가디언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150유로(약 22만 원) 이하의 전자상거래 품목에 대한 면세 폐지를 검토 중이다. 직접 타격은 현지에서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는 중국 알리와 테무 등이 입게 된다.
이들에 맞서 유통 기업도 팔을 걷었다. 아마존은 저가 패션ㆍ라이프스타일 아이템 판매를 준비 중이다. 20달러 미만인 다양한 품목을 전면에 내세울 예정이다. 다분히 알리와 테무를 겨냥한 전략이다.
지적 재산권을 앞세워 이들을 압박하기도 한다. 일본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는 자사의 숄더백을 모방한 중국 소매업체 쉬인을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시작했다.
이처럼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에 대한 견제는 올해 들어 본격화했다. 미ㆍ중 무역 전쟁으로 미국 매출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자 이들이 시장 다변화를 시작했고, 동아시아를 비롯해 신흥국으로 눈을 돌린 것도 이때부터다.
SCMP는 대부분 부유한 국가에 진출해 온 테무가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이들의 새로운 방향성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전방위적 압박이 확산 중이지만 알리와 테무는 대대적인 투자를 오히려 확대하고 나섰다. 지난해에는 1초당 3억 원짜리 미국 슈퍼볼 광고비를 위해 수백억 원을 지출하기도 했다. 슈퍼볼은 매년 1억 명 이상이 시청하는 미국 최대의 스포츠 게임이다.
SCMP는 “물가가 높은 선진국에서 가격 경쟁력으로 호황을 누렸던 테무가 새롭게 동남아시아를 개척하고 나섰다”라며 “그들은 25달러짜리 TV 리모컨을 단 4달러에 판다. 여전히 가격 경쟁력을 지녔다”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