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지로 슥슥” 카메라 컨트롤, 작은데 획기적인 변화
퓨전카메라 추가로 더 선명하고 섬세한 사진
‘셔터렉’ 순간포착 기능, 14프로보다 더 뛰어나
실제 색감과 더 유사하게…사진 중요하다면 16으로
“대체 폰이여, 카메라여”…16프로는 카메라에 진심
애플코리아로부터 아이폰16프로 모델을 2주간 받아 직접 사용하며 체험해봤다. 마침 아이폰14프로를 사용하던 기자는 곧 교체 주기 2년을 맞는다. 아이폰15 시리즈보다는 아이폰14시리즈에서 기기 교체가 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기에, 리뷰하며 아이폰14프로와 아이폰16프로를 비교하는 데에 집중했다.
최근 애플이 출시한 아이폰16 시리즈는 애플의 인공지능(AI) 기능인 ‘애플인텔리전스’가 탑재된 스마트폰이다. 아쉽게도 아직 한국에서는 이 기능을 써볼 수 없다. 그래서 제품의 외관과 업그레이드된 카메라 기능을 주로 살펴봤다.
아이폰15프로를 사용하던 지인이 아이폰16프로를 두고 비교했을 때 베젤이 얇아지고 디스플레이 크기가 0.4cm 확장된 것 외에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아이폰14프로와 아이폰16프로는 외관 디자인에서 눈에 띄는 차이들이 있다. 특히 마감이 매끄러워졌다. 아이폰14프로 측면을 두르는 부분이 저렴해 보이는 스테인리스 스틸 질감이었는데, 아이폰16프로는 티타늄 질감으로 더욱 고급스러워 보인다. 아이폰14프로에는 없던 동작 버튼이 아이폰16프로에는 탑재된다.
다만, 이같은 변화는 아이폰15프로부터 이미 적용됐기 때문에 아이폰15프로 사용자들은 큰 매력이 없다고 느껴질 수 있다.
아이폰16시리즈의 외형‧기능적으로 가장 큰 변화는 카메라 컨트롤 버튼이다. 사진‧동영상 촬영을 매우 손쉽고 간편하게, 빠르게 실행할 수 있다. 오른쪽 측면 아래에 위치했고 돌출된 것이 아니라 안쪽으로 살짝 들어가 있다. 실수로 카메라 버튼과 셔터를 눌러 공공장소에서 괜한 오해에 휘말릴 뻔한 경험은 다들 있을 것이다. 이런 일을 피할 수 있다.
이 버튼을 누르면 카메라가 켜진다. 사실 이 버튼이 없어도 카메라 사용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정말 편리했다.
요즘 스마트폰은 무게가 상당하다. 손에서 잘 미끄러지고 떨어뜨리기 일쑤다. 손으로 폰을 잡고 엄지 손가락을 불편하게 구부려 셔터 버튼을 눌러야 하고, 밝기나 배율 등을 조절하려면 손이 하나 더 필요하다. 결국 두 손을 모두 동원해야 하는 일이 잦다.
아이폰16시리즈의 카메라 컨트롤 버튼을 사용하면 한 손으로 해결 가능하다. 카메라 앱을 켠 상태에서 검지로 카메라 컨트롤 버튼을 누르면 된다. 과거 디지털 카메라의 셔터 버튼을 생각하면 된다. 안정적으로 카메라를 잡고 촬영할 수 있다. 물리 버튼으로 직관적인데 의외로 연속 사진 촬영도 매끄러웠다.
카메라의 밝기나 배줌, 감도, 색감 조절도 이 버튼 하나로 모두 가능하다. 버튼에 검지를 올린 채 양옆으로 슥슥 미끄러뜨리면 세부 조정이 가능하다. 굳이 한 손으로 카메라를 잡고, 다른 손으로 디스플레이 내를 터치하며 조정할 필요가 없어진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아이폰16프로는 아이폰14프로에 비해 카메라 성능이 업그레이드됐다. 얼마나 발전했는지 사진으로 비교를 해봤다.
사진이 찍히는 순간이 더 정확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셔터를 누른 뒤 0.0001초쯤 늦게 사진이 찍히는 것 같은 현상이 줄어든 것이다. 양손에 두 폰을 각각 들고 동시에 촬영했을 때, 아이폰16프로가 순간 포착을 잘하는 듯했다.
테니스공을 라켓으로 치는 순간을 촬영할 때 아이폰16프로는 테니스공이 라켓 근처에 머무는 순간을 촬영했고, 아이폰14프로는 공이 라켓을 떠나 조금 더 전진한 순간을 포착했다. 10장의 사진을 찍으면 그중 절반 이상의 사진이 이렇게 촬영 시점에서 차이를 보였다.
실제로 아이폰16프로는 전작에 비해 ‘제로셔터렉’ 기능이 개선됐다고 한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부터 사진 촬영이 되는 순간까지 걸리는 시간인 렉(Lag)을 최소화한 업데이트가 적용됐다. 셔터를 누르는 그 찰나를 더 잘 포착하는 셈이다.
망원카메라에서도 성능 차이가 뚜렷하다. 두 기기를 이용해 서울 여의도 한강 불꽃축제를 10배줌으로 확대해서 찍었다. 아이폰16프로에 찍힌 불꽃이 더 선명하고 매끈했다.
아이폰14프로에서 15배까지만 확대되던 배율도 아이폰16프로는 25배까지 가능하다. 줌을 확대했을 때, 전체에서 어느 부분을 확대하고 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화면 안에 작은 보조 화면도 하나 더 생긴다.
아이폰16프로의 카메라 해상도는 48MP(메가픽셀, 4800만 화소)다. 접사와 광각 사진에서 더 뛰어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고양이 사진을 찍었을 때, 아이폰14프로보다 아이폰16프로가 보다 섬세한 털을 묘사했고 아이폰16프로 사진 색감이 실제 고양이 색깔과 더 가까웠다. 테니스공의 펠트 부분도 아이폰16프로에서 촬영했을 때 더욱 선명하다.
가장 기대했던 부분은 퓨전 카메라다. 퓨전카메라에서는 기본적으로 2400만 화소의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여기에 4800만 화소 사진 촬영도 가능하다. 하나의 카메라로 더 다재다능하게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사용법 미숙으로 퓨전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다 삭제해버렸고, 어느 순간부터 광각카메라로만 촬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기사를 마감하는 순간 깨닫게 됐다. 다행히도 아이폰16프로를 사용하는 지인이 퓨전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적선해줬다.
관람차 사진은 역광에서 퓨전카메라로 촬영한 것이다. 여기에 사진 스타일 기능으로 색감을 편집했다.
새우 머리 사진도 퓨전카메라를 이용한 것이다. 기름에 튀겨져 고통스러운 새우의 얼굴과 표정까지 섬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퓨전카메라는 피부와 옷, 머리카락 등 세세한 부분까지 표현이 가능하다.
이처럼 아이폰16 시리즈는 카메라에 승부수를 걸었다. 전통적인 카메라처럼 셔터 버튼도 추가하고 카메라 기능도 크게 업데이트했다.
소프트웨어에서는 기기의 성능이 좋아지고 구동이 빨라진 점이 눈에 띄었다. A16칩이 A18프로칩으로 바뀐 덕분이다.
그밖에 소프트웨어 부분에서 아주 큰 변화는 느끼지 못했다. 아이폰만 14년을 사용하며 늘 느꼈던 부분이기도 하다. 각기 다른 모델이라고 할지라도 애플 운영체제 iOS를 업데이트하면 대부분 비슷해졌다.
2주간 아이폰16프로를 사용한 뒤 기기를 초기화해서 반납해야 했는데, 실수로 기존에 사용하던 아이폰14프로를 초기화한 사고도 벌어졌다. 기절할 뻔했다. 워낙 큰 차이가 없고 비슷해서 일어난 해프닝이다.
그래서 2주간 사용 후 느낌은 이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