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 외상 피하려면 근육량 유지해야…관절염 환자도 평소 가벼운 걷기운동 필수
10월은 가을 산을 즐기려는 등산객이 증가하면서 산악 사고 대비가 당부되는 시기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해 산악 사고 구조 건수는 1만807건, 최근 3년간 연평균 약 1만1000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근육과 관절이 약하거나 혈액순환 기능이 떨어지는 중장년층은 산행 중 넘어져 다치거나, 하산 이후 통증에 시달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일교차가 큰 가을철에는 관절 관리가 필수다. 관절은 저온, 고습, 저기압 등에 매우 민감하다. 추위에 노출되면 인체는 열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동으로 근육과 인대를 수축한다. 이 과정에서 근육이 뭉쳐 허리나 무릎 부위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산 정상은 평지보다 기온이 낮아 체온 유지가 어려울 수 있어 방한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날씨가 추워지면 자연스럽게 활동량이 줄어든다. 활동량 감소는 근육량 감소로 이어지면서 관절 통증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낙상으로 갑작스러운 충격이 가해지면 관절 외상이 발생하게 된다. 관절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근육의 힘을 기르면 충격으로부터 관절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며, 퇴행성관절염의 진행을 늦추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서 평상시 규칙적인 운동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관절염 환자라고 해서 극단적으로 관절 사용을 줄이고 조심스러운 생활을 하면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평지에서 걷고 쉬기를 반복하면 관절에 무리가 되지 않으면서 근육량을 유지하는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운동을 위한 장소나 시간이 마땅하지 않다면, 의자에 똑바로 앉은 상태에서 90도로 놓인 다리를 들었다 내려놨다 하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가벼운 운동이 된다.
등산이나 하이킹에 나서기 전부터 몸의 상태를 관리하는 노력도 요구된다. 등산 일정이 잡히면 며칠의 기간을 두고 미리 천천히 걷기나 자전거를 타면서 기초체력을 끌어올려야 낙상 등의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관절과 근육이 충분히 풀어지도록 자주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좋다.
등산할 때는 등산지팡이를 이용하면 무릎이 받는 무게중심을 몸 전체에 골고루 분산시켜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근육이 약한 사람은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면 근육의 역할을 보완해주는 효과가 있다. 바닥보다는 의자나 그루터기에 걸터앉는 것이 권장되고, 바닥에 앉아야 한다면 양반다리보다 다리를 펴고 앉아야 무릎 건강에 도움이 된다.
자신의 체력에 맞는 등산로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무리하게 어려운 산길을 택하면 다칠 위험이 큰 것은 물론, 제시간에 하산하지 못할 수도 있어서다. 해가 지는 시간을 고려해 어두워지기 1~2시간 전 여유 있게 산행을 마쳐야 한다. 산행 중에는 체력을 소진하지 않도록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고, 수분 섭취로 탈진을 예방해야 한다.
하체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신축성이 좋고 땀 흡수와 배출에 용이한 소재의 등산복을 택해야 한다. 등산화는 발목을 감싸는 높이와 미끄럼 방지 밑창이 있는 것을 선택하고 두꺼운 양말을 착용한 뒤 발등을 압박하지 않을 정도로 신발끈을 묶어 혈액순환이 원활하도록 해야 한다.
유건웅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일교차가 큰 시기에는 근육과 혈관이 수축돼 근육의 유연성이 감소하고 혈액순환이 저하되기 쉽다”라며 “특히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면 평소 무릎 통증 질환이나 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통증이 더욱 심해질 수 있으니 산행 전 반드시 기상정보를 확인하고 여벌의 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유 원장은 “산행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면 손상된 연골이 서서히 회복되는데, 이때 무릎 관절 부위의 열을 식혀주면 회복 속도가 빨라진다”라며 “산행 후 무릎이나 발목 관절에 피로감이 느껴질 때는 냉찜질과 마사지를 통해 근육과 인대를 풀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