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GDP 성장률도 제자리에 머물 것”
유럽 최대 경제국으로 꼽히던 독일이 불황의 늪에 빠졌다. 한때 강력한 경제 성공 모델을 가진 ‘유럽의 엔진’으로 불리던 독일이 지속적인 경기 침체를 겪으면 ‘유럽의 병자(sick man)’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부터 독일이 경기 침체 초입에 들어서면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제자리걸음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독일 재무부는 올해 마이너스(-) 0.2% 역성장을 예상했는데, 독일 정부의 전망치가 현실화하면 독일 경제는 2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1990년 통일 이후 두 번째 2년 연속 역성장이다.
이날 블룸버그는 자체 조사를 인용해 독일의 3분기 GDP가 0.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2분기 GDP는 전 분기보다 0.1% 감소했는데, 같은 기간 미국과 영국은 각각 0.7%, 0.6%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지난해에는 GDP가 0.3% 감소하면서 유로존에서 가장 저조한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독일 GDP 성장 악화 원인으로 러시아 에너지 공급 중단ㆍ자동차 제조업체 몰락ㆍ노동자 부족 등을 꼽았다. 최근 독일의 대표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은 중국 시장 부진을 겪으며 독일 공장 폐쇄를 발표했고, 독일 경제를 뒷받침했던 러시아산 값싼 에너지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격이 치솟아 경제 성장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게 블룸버그의 설명이다.
지난해 독일은 주요 7개국(G7ㆍ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국가 중 유일하게 0.3%로 역성장 했다. 라보뱅크의 에릭 얀 반 한 애널리스트는 “독일은 산업이 여전히 아킬레스건”이라며 “턴어라운드(회생)를 위한 명확한 촉매제가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바닥을 치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고 평가했다.
한편, 독일 정부는 올해 하반기 경기가 반등하기 시작해 1.1%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블룸버그 분석가들은 내년 독일이 0.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