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언쟁 주고받다 결국 파행…여당 의원들 단체로 국감장서 퇴장
한화오션 사장, 하니와 셀카 찍다 지적받기도
걸그룹 뉴진스 하니가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하면서 국회에서 웃지 못할 광경이 벌어졌다. 의원들과 국감 출석 증인들까지 ‘하니 촬영’에 나서면서 이 문제로 설전을 벌이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은 결국 파행했다.
이날 방송통신위원회를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하던 과방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최민희 위원장이 하니의 출석 현장 모습을 촬영한 데 그치지 않고 따로 하니를 만나고 오면서 공방이 벌어졌다.
과방위 소속 여당 의원들이 ‘최 위원장이 국감 도중 하니를 만나고 온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최 위원장이 이를 부인하면서 충돌했고, 급기야 회의가 중단됐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최 위원장을 향해 “어떻게 위원회가 진행 중인 시간에 뉴진스가 있는 그 방을 따로 가서 만나볼 수 있냐”며 오후 질의 중 민주당 김현 간사에게 위원장석을 맡기고 하니를 따로 만나고 온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하니를 만났지만, 상임위가 진행 중일 때는 위원장실에 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박 의원이 “하니를 만난 정확한 시간을 말하라”고 요구했고, 최 위원장은 “(회의시간이 아닌 다른 시간에) 그쪽의 ‘콜’(연락)을 받고 간 것뿐”이라고 맞받았다.
이후 별도 입장문을 통해서도 최 위원장은 “뉴진스 사태에 방송 소관 과방위원장으로서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며 “이에 환노위 수석전문위원이 면담 자리를 마련해 해당 장소에 갔지만, 국감 속개시간이 임박해 인사만 나눈 뒤 위원장실로 돌아왔다”고 추가로 설명했다.
박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직장 내 갑질’을 고발하러 온 뉴진스 멤버를 최 위원장이 특권을 이용해 상임위 대기실에서 별도로 만난 점을 언급하며 “하니는 증언 전후 눈물까지 흘렸다는데 최 위원장은 국회의원의 특권을 이용해 사생팬으로 팬심을 채웠다”고 비판했다.
과방위 여야 의원들이 서로를 향한 고성을 주고받으며 언쟁이 길어지자 결국 최 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했다.
한 시간여 정회 후 회의가 속개된 뒤에도 최 위원장은 거듭 “문제의 참고인(하니)가 환노위에 출석한 상황은 오후 2시 32분이고, 내가 과방위 회의장을 나간 건 오후 2시 41분”이라며 회의시간에는 만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위원장이 박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박 의원은 이를 거부했고 또다시 최 위원장은 박 의원에게 질의 기회를 주지 않겠다며 신경전을 벌였다. 여당 의원들이 최 위원장을 향해 항의에 나섰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결국 국감장에서 퇴장했다.
한편 하니가 출석한 환노위 국감장은 회의장 질서유지 및 증인·참고인 신변보호 등을 위해 취재진 등의 출입이 통제됐다. 그럼에도 하니를 보기 위한 취재진, 국회 직원 등으로 국감 시작 1시간 30분 전부터 국감장 앞이 장사진을 이뤘다.
환노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인섭 한화오션 대외협력실장(사장)이 대기 중 하니와 ‘셀카’(셀프카메라)를 촬영한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면서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화오션은 15일 오후 김희철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당사 임원의 적절하지 못한 행동에 대해 국민, 국회, 그리고 유가족 여러분께 깊이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