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정쟁만을 반복하며 실질적인 소득이 없자 '맹탕 국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야당이 이번 국감을 '365 국감·끝장 국감'이라고 규정하며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출석을 요구한 증인들이 대거 불출석하며 기존 의도와는 다르게 흘러가는 상황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국감에서 각 상임위원회에서 발부한 8건의 동행명령장 중 김 여사와 관련된 건 5건이다.
국회 교육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는 각각 '김 여사 논문 대필 의혹'을 받는 설민신 한경국립대교수와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김영선 전 의원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안을 의결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김 여사 황제 관람 의혹'과 관련해 KTV 방송기획관 출신의 최재혁 대통령실 홍보비서관과 조 모 KTV PD에 대한 동행명령을 의결했다.
그러나 동행명령장을 받고 국회에 출석한 증인은 아직 없다.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르면 동행명령장은 국회사무처 소속 공무원이 해당 증인에게 제시해야 집행되는데, 명 씨와 김 전 의원의 경우 직원이 집을 찾았으나 만나지 못해 명령장을 전달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동행명령장의 실효성 논란과 함께 김 여사 관련 의혹들도 이미 언급됐던 내용이 반복되며 '맹탕 국감'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감이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을 찾겠다고 공언했던 민주당의 본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자 야당은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 여사와 친오빠를 증인으로 단독으로 채택했다. 여당이 야당의 일방적인 의사 진행에 반발하며 항의했지만, 야당은 증인 채택을 강행했다.
올해 국감에 대한 비판과 함께 남은 건 '하니' 뿐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걸그룹 뉴진스의 멤버 하니(20·본명 하니 팜)는 15일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증언하기 위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출석하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하니는 환노위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직장내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했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그는 "회사가 저희를 싫어한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하이브 내 다른 레이블 소속 팀의 매니저가 해당 팀 멤버들에게 '못 본 척 무시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왜 이 일을 당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갔고, 애초에 일하는 환경에서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이해가 안 갔다"며 "서로 인간으로 존중하면 적어도 직장 내 괴롭힘과 따돌림은 없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한편 하니를 둘러싸고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같은 날(15일)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특권을 이용해 하니를 별도로 만났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위원장이 뉴진스 '사생팬'인 것 같다. 어떻게 위원회가 진행 중인 시간에 뉴진스가 있는 그 방을 따로 가서 만나볼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최 위원장은 "상임위가 진행 중일 때는 위원장실에 있었다. (회의시간이 아닌 다른 시간에) 그쪽의 '콜(연락)'을 받고 간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별도 입장문을 통해 "뉴진스 사태는 방송을 소관하는 과방위와도 연관된 사안"이라며 "과방위원장이 이 사안에 대해 관심을 두는 건 당연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