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한국, 적국”...서울지도 펼치고 “거침없이 물리력 사용”

입력 2024-10-18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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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7일 인민군 제2군단 지휘부를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리나라를 ‘적국, 타국’이라 부르며 “한국이 주권을 침해하면 물리력을 조건에 구애됨 없이, 거침없이 사용하겠다”고 위협했다. 김 위원장이 참모들과 공격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 속 지도에서 남한 서울 등이 표시된 것이 보도되기도 했다.

18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17일 전날 인민군 제2군단 지휘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폭파가 “단순한 물리적 폐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남북 연결도로 차단의 이유가 “세기를 이어 끈질기게 이어져 온 서울과의 악연을 잘라버리고 부질없는 동족 의식과 통일이라는 비현실적인 인식을 깨끗이 털어버린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 철저한 적국인 한국으로부터 우리의 주권이 침해당할 때 물리력이 더 이상의 조건 여하에 구애됨이 없이, 거침없이 사용될 수 있음을 알리는 마지막 선고”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공격력이 사용된다면 ‘합법적 보복 행동’이라고 강변했다. 그는 “이미 천명한대로 만일이라는 전제조건하에서 우리의 공격력이 사용된다면 그것은 동족이 아닌 적국을 향한 합법적인 보복 행동으로 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적을 다스릴 수 있고 억제할 수 있는 강력한 힘으로 고수하는 평화만이 믿을 수 있고 안전하고 공고한 평화”라며 군이 강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지휘소에서 군단장으로부터 적의 동향을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투 대기 태세로 전환한 관할 여단의 준비상태를 점검하고 군사행동계획을 담은 중요문건도 검토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인민군 총참모부는 한국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투해 주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13일 국경선 인근 포병연합부대와 중요화력임무가 부과된 부대들에 완전사격 준비태세를 지시한 바 있다.

특히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서 김 위원장은 참모들과 함께 대형 지도를 책상 위에 펼쳐 놓고 무언가를 가리키고 있었다. 지도 상단에는 흐리게 처리했지만 ‘서울’이라는 문구가 식별돼 유사시 2군단이 서울을 공격할 계획 등을 논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 뒤에도 대형 TV 화면에 한반도 지도가 띄워져 있는데, 비무장지대(DMZ)와 비슷한 위치에 파란색으로 굵게 선을 그어져 있었다.

김 위원장의 이날 방문에는 박정천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노광철 국방상 등이 동행했고, 리영길 인민군 총참모장과 대연합부대장 등 부대지휘관들이 영접했다. 통신이 호명하지는 않았지만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회의장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 사진에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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