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이후 2년 만에 재등장
여전채 금리 하락에 유동성 완화...자금조달 부담↓
고금리 기간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무이자 할부를 축소했던 카드사들이 다시 6개월 무이자 할부를 꺼내 들기 시작했다. 카드사들이 금리 인하로 자금조달 숨통이 트이게 되면서 고객 확보를 위해 혜택을 푼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비씨·농협카드는 지난달부터 결제대행(PG) 업종에 대해 최대 6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온라인 쇼핑·병원·여행·항공·백화점·손해보험 등의 업종에서 최대 6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전업 카드사 8곳 중 3곳 이상이 동시에 6개월 이상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한 건 약 2년 만이다. 카드사는 2022년 말부터 무이자 할부 기간을 최대 3개월로 대폭 축소했다. 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여전채 금리는 2022년 말 6%대로 치솟았다. 지난해에도 4%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자 카드사들은 조달 비용을 줄이기 위해 신용카드 혜택을 대폭 축소하고 무이자 할부 기간을 단축한 것이다.
카드사들이 6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재개한 건 여전채 금리가 최근 3%대 초까지 떨어지며 유동성 문제가 완화된 영향이다. 실제 기준 금리 인하와 함께 여전채 금리도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17일 기준 AA+ 3년물 금리는 3.318%까지 떨어졌다.
다만 카드사들이 장기 무이자 할부를 이벤트성이 아닌 정기적인 서비스로 제공하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높은 금리로 발행한 여전채 물량이 남아 있어 새로운 상품 계획에 반영되는데 2~3달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아직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조달 비용 부담이 커 매출 증진을 위한 카드사의 일시적 마케팅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자금조달 금리는 아직 높은 수준으로 비용 부담은 여전하다”며 “12개월 무이자 할부 등 장기 무이자 할부가 부활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