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악화'로 대규모 권고사직을 단행한 엔씨소프트가 추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엔씨는 자회사 분사와 희망퇴직 프로그램 등을 실시해 비용 효율화 작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엔씨는 권고사직과 분사 등을 통해 지난해 말 기준 5023명이던 본사 인력을 4000명대 중반까지 줄였지만 고강도 구조조정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추가적인 군살빼기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택진·박병무 공동대표는 21일 사내 공지를 통해 "회사의 재무적 성과는 지속적으로 악화해 자칫하면 만성적인 적자 기업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 있다"며 "익숙한 방식을 버리고 빠르고 유연한 개발 시스템 구축과 경영 혁신에 집중하겠다"며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어 "저희가 추구해야 할 개편에는 당장의 아픔이 뒤따르는 것을 알고 있지만 엔씨가 본연의 창의성과 진취성을 가진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재도약 하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길"이라고 했다.
엔씨는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고 열고 단순·물적 분할을 통해 4개의 자회사를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신설 회사는 게임 개발 스튜디오 3개, AI 기술 전문 기업 1개 등 4개의 비상장 법인이다. 독립 게임 개발 스튜디오로 신설하는 IP(지식재산권)는 TL, LLL, 택탄(TACTAN) 등 3종이다. TL 사업부문은 스튜디오엑스(가칭) , LLL 사업부문은 스튜디오와이(가칭), 택탄 사업부문은 스튜디오지(가칭)로 새롭게 출범한다.
독립적인 게임 개발 스튜디오 체재 구축 및 인공지능(AI)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통해 독립될 회사의 창의성과 진취성을 극대화하며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 분할을 결정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엔씨의 AI 연구개발 조직인 NC 리서치를 분할해 AI 기술 전문 기업도 신설한다. 신설 회사명은 NC AI(가칭)다. 자체 개발한 바르코 거대언어모델(LLM) 등 AI기술 고도화를 추진한다.
엔씨는 내달 28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회사 분할 및 신설 회사 설립을 확정한다. 각 신설 회사의 분할 기일은 2025년 2월 1일이다. 분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4개 조직의 직원 수는 약 700명이다. 분사를 통해 엔씨는 4000명대인 본사 인력을 3000명대까지 줄일 계획이다.
4개의 신설 법인 설립과 함께 조직개편도 진행한다. 회사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일부 개발 프로젝트와 지원 기능을 종료 및 축소한다. 흥행 가능성이 낮거나 사업성이 없는 경우 개발 단계에서 철수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게임업계에서는 실적 악화로 인해 비용 절감에 집중하면서 흥행 가능성이 낮은 게임의 경우 개발 단계나 출시 초기에 서비스를 중단하는 추세다.
이후 인력 재배치와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엔씨가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엔씨소프트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한 88억 원을 기록했다. 8월에 출시한 역할수행게임(RPG) '호연'이 기대에 못 미치며 3분기 전망도 암울한 상황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으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기업 경영 전반에서 과감한 변화를 추진해 효율성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했다.
야구구단 NC다이노스의 매각설과 관련해선 "콘텐츠 기업으로서의 시너지 등 긍정적 측면을 고려해 매각보다는 비용 효율적인 운영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