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책 발표로 업황 개선 기대 커져
“미국 금리 인하도 업황 개선에 영향 줄 것”
국내 업체들 3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 하회
두산밥캣,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 등 국내 건설기계업체들의 올 3분기 실적이 상반기에 이어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몇몇 신흥국 시장을 제외한 전 세계적인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한 영향이 지속해서다. 다만 중국 정부가 침체된 시장을 부양하기 위한 부양책을 내놓고, 미국발 금리 인하 영향으로 향후 업황은 개선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시장 내 굴착기 판매 대수는 7612대로 6275대를 팔았던 전년 동월 대비 21.3% 증가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지난달 중국에서 261대의 굴착기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 동월보다 96.2% 증가한 수치다. HD현대건설기계 역시 전년 동월 대비 62.8% 증가한 140대를 판매했다.
올해 들어 중국 시장 누적 판매량도 늘었다. 총 7만3972대를 팔았는데, 이는 전년 동기(6만8116대) 대비 8.6% 증가한 것이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계속 침체되어왔는데, 올해 들어 조금씩 살아날 것이란 신호가 나온 것이다.
중국 시장의 건설기계 수요는 최소 내년까지는 지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말 중앙은행(인민은행)의 1조 위안(약 188조 원) 규모의 시중 유동성 공급 및 정책금리 인하 등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이에 맞춰 인민은행은 이날 중국의 주택담보대출 기준점이 되는 5년 만기 대출우대금리를 기존 3.85%에서 3.6%로 0.25% 인하했다.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 역시 3.35%에서 3.1%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 산하의 한 연구기관장은 더 큰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중국 재정부 산하에 있는 재정과학연구원의 류상시 원장은 중국의 경제 위기 해소를 위해 몇 년에 걸쳐 총 10조 위안(약 1880조 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중국 건설 시장이 개선세를 보임에도 국내 건설기계업체들에게 영향을 주기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요 건설기계업체들의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건설기계의 올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8168억 원, 430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0%, 20.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두산밥캣의 3분기 예상 매출액 및 영업이익은 2조2080억 원, 2049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6.7%, 9.3%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인프라코어도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1조230억 원, 72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19.2%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서서히 살아날 움직임을 보이고 인도·브라질 등 몇몇 신흥국 시장이 강세를 보이지만, 이를 제외한 전 세계적인 건설 경기 침체가 여전히 시장에 영향을 주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동안 분위기가 좋았던 중동 시장 역시 이스라엘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가세를 보이며 건설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 시장이 개선세를 보이고 미국발 금리 인하 영향으로 향후 업황은 긍정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준이 지난달 예상외 50bp 인하를 단행했고, 11월에도 추가로 50bp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것으로 안다”며 “미국발 금리 인하와 중국의 경기부양책 발표 등 시장에 긍정적인 소식들이 여럿 들리는 만큼, 향후 업황은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다만 과거 대비 기술력이 올라온 중국 건설기계업체들과의 경쟁은 이전보단 치열해질 것”이라며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친환경·인공지능(AI) 관련 기술력으로 다시 활성화될 중국 시장 공략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