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 영화가 상 받았다고 청소년 관람영화 되냐" 채식주의자 학교도서관 비치 반대

입력 2024-10-23 13:46수정 2024-10-2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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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시내의 한 서점을 찾은 시민들이 한국 작가 최초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의 책을 살펴보고 있다. 서점 업계에 따르면 한강 작가의 책이 노벨문학상 수상 직전 대비 판매량이 910배 늘어나며 10일부터 13일까지 26만 부가 판매됐다. 대표작인 ‘소년이 온다’가 가장 많이 팔렸고 이어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 순으로 판매량이 많았다. (조현호 기자 hyunho@)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학부모 단체인 전국학부모단체연합(전학연)은 22일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내용의 책을 노벨상 작가의 작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전국의 초중고 도서관에 비치하려는 시도에 학부모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청소년 유해 매체물'이라고 지적하며 "전국 초·중·고 도서관에 비치돼선 안 된다"는 내용이 담긴 입장문을 발표했다.

전학연은 "형부가 처제의 나체에 그림을 그리고 촬영하며 성행위 하는 장면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며 "게다가 처제는 갑자기 채식한다며 자해하다가 정신병원에 입원해서 물구나무서기를 하면서 나무가 되겠다고 굶어 죽는 기이한 내용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전학연은 채식주의자를 초중고에 비치하는 것은 청소년보호법 위반이라고 했다. 청소년유해매체물 심의 기준에는 '청소년에게 성적인 욕구를 자극하는 선정적인 것이거나 음란한 것'이 포함돼 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누가 보아도 (채식주의자는) 청소년유해매체물"이라고 강조했다.

또 전학연은 "'19금 성인 영화'가 아카데미상을 받았다고 해서 청소년 관람 가능한 영화가 될 수는 없다"면서 "도서에도 미성년 보호를 위해 연령 제한이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17일 취임한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을 향해선 "'채식주의자'를 끝까지 읽어보았는지, 그리고 미성년 손자·손녀가 있다면 과연 필독 도서로 추천하고 싶은지"라며 공개질의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교육부와 산하 시·도 교육청, 문화체육관광부·여성가족부를 향해 '채식주의자'를 초·중·고 도서관에 비치되지 않도록 바로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전학연은 '채식주의자'가 초·중·고 도서관과 공공도서관 아동·청소년 서가에 비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서명운동도 가졌다. 이들에 따르면 하루 만에 개인 1만474명, 단체는 195개 단체에서 서명을 했다.

한편, '채식주의자'의 학교 도서관 비치 논란은 이날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대두됐다. 국회 교육위원회의 경기도교육청 등에 대한 국정 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한강 작가의 소설이 폐기된 것에 대해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임 교육감은 "깊은 사고 속에서 쓰인 깊은 사고가 들어있는 작품"이라면서도 "책에 담긴 몽고반점 관련 등의 부분에서는 학생들이 보기에 저도 좀 민망할 정도의 그렇게 느끼면서 읽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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