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감찰관’ 정치권으로 파장...한동훈의 밀어붙이기

입력 2024-10-2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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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제18기 대구여성정치아카데미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10.25.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특별감찰관’ 추천을 추진하겠다고 나서면서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 간 갈등은 짙어지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도 덩달아 고민이 깊어졌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은 가운데, 특검법만 밀어붙이기에는 자칫 위험할 수 있단 우려 때문이다.

한 대표는 25일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여성정치아카데미에서 “부산 금정에서 제가 나서서 ‘김 여사 문제는 어떻게든 해결하겠다, 우리에게 기회를 달라’고 말씀드렸다”며 “그 약속에 부산 시민들이 반응해 주셨고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신 거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득표율 61%와 최근 대통령 지지율을 거론하며 “정부와 여당이 조금만 더 민심을 따라간다면,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보이고 실천한다면 민심은 언제든지 27이 61로 변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라며 “그러면 대통령 지지율도 드라마틱하게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도 “특별감찰관 임명은 현재도 유효한 우리 당 대선공약”이라며 “대선공약을 조건달아 이행하지 말자는 우리 당 당론이 정해진 적 없다”고 했다. 친윤계에서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연계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이를 정면 반박함과 동시에 특별감찰관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친윤계 반격도 계속됐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대책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원내대표로서 저의 역할 등에 관해선 그저께 제가 분명히 말씀드렸다”고 못 박았다. 그는 23일 “특별감찰관은 국회 추천 절차가 있어야 한다. 그 부분은 국회 운영과 관련된 사안이고 원내 관련 사안”이라고 못 박았다.

당에서 대표와 원내대표를 모두 역임했던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혹자는 당대표를 대통령으로, 원내대표를 국무총리로 비유하지만, 이는 무지의 소치”라며 “당헌 당규 어디에도 당대표가 원내대표를 지휘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지 않다”고 한 대표를 겨냥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나와 “국회 운영에 관해서는 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권한이 충동하면 원내대표가 우선”이라며 추 원내대표에 힘을 실었다.

국정감사 후에 진행될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어느 쪽에 손을 들어주느냐가 변수가 될 전망이지만, 결국 최종 결정은 더불어민주당에 달렸다는 평가다. 특별감찰관은 북한인권재단과 연계돼 있는데, 민주당은 2016년 북한인권법이 제정된 뒤 8년 동안 이사를 추천하지 않고 있다. 특별감찰관 문제만 놓고 보더라도 국회가 3명의 후보자를 추천해야 한다. 민주당의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0.25. (뉴시스)

민주당은 내심 특별감찰관 논의를 달가워하지 않는 모습이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동력이 떨어질 뿐만 특별감찰관이 관철되면 한 대표 당내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황정아 대변인은 “한동훈 대표가 전향적인 자세로 김건희 특검으로 결단을 내려주십사 하는 게 우리 당의 입장”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이 의총에서 특별감찰관 추진으로 결정을 내릴 경우 셈법은 더 복잡해진다. 김 여사에 대한 부정 여론이 높아지는 가운데, 민주당이 특검을 고집한다면 역풍이 불 수 있기 때문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21~23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에 대해 응답자의 73%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은 20%로 3배가량 낮았다.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14.1%, 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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