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치킨 프랜차이즈만 ‘반짝 성과’
외식업계가 '배달앱 수수료 인상 공방전'을 계기로 돌파구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현재 배달플랫폼ㆍ입점업체 상생협의체가 여덟 차례에 걸쳐 회의를 진행했지만 공전만 거듭하고 있다. 프랜차이즈업계는 본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방안으로 배달앱에서 탈피할 수 있는 ‘자사앱 띄우기’에 열중하는 모양새다.
25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최근 치킨 브랜드를 중심으로 자사앱 프로모션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치킨은 배달 주문 비중이 커 배달앱 의존도가 높은 대표적인 품목이다. 자사앱은 중개 수수료 부담이 없어 할인 혜택을 주기 쉽고, 가맹점주와 상생에도 도움이 된다.
'업계 1위' bhc치킨은 이달부터 대표 메뉴인 ‘뿌링클’의 출시 10주년을 맞아 자사앱 'bhc'에서 10년 전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공격적인 프로모션이 주효하면서 고객들 반응은 뜨겁다. 실제 이날까지 자사앱 내 뿌링클 판매량은 총 20만여 건으로 전월 동기 대비 34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이용자 수 역시 전월 동기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bhc치킨 관계자는 “현재는 고객 편의를 위해 회원가입 없이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생일 쿠폰 등 고객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회원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며 “고객에게는 실질적인 혜택을, 가맹점주에게는 수익성을 높여주는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치킨 프랜차이즈인 교촌치킨 역시 자사앱에 힘을 싣고 있다. 교촌치킨 앱 누적 회원 수는 △2021년 254만 명 △2022년 428만 명 △2023년 532만 명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올해 8월 말 기준 570만 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교촌치킨 앱을 통한 주문 비중은 약 10% 수준이다. 이는 전체 온라인 주문 플랫폼 중 두 번째로 높은 비중으로, 자체앱 주문율과 매출액은 2022년부터 2년 연속 거래액 1000억 원을 돌파했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꾸준히 앱 서비스 기능을 개편하며 고객 이용 만족도를 높이고, 점주의 편의성도 확대해 가맹점과의 상생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대형 프랜차이즈인 bhc치킨과 교촌치킨의 경우 꾸준한 앱 개선과 고객 혜택 제공을 통해 주문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문제는 인지도가 낮은 중소형 브랜드사들이다. 자사앱을 홍보하기도 쉽지가 않거니와 인력이나 비용 등 측면에서 앱을 관리하는 부분도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 기술 인력을 늘려 자사앱 전담팀을 운영하는 업체는 많지 않다.
일부 업체들이 거두고 있는 자사앱 성과 역시 프로모션 기간 ‘반짝 매출’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대표적인 배달 플랫폼인 배달의민족(배민)의 9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254만 명이다. 반면 프랜차이즈 자체앱의 경우 별도 집계조차 어려운 수준이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자사앱 이용자 수는 공개할 수 없지만, 일반 배달앱에 비하면 아주 미미한 것은 사실”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이어 “자사앱의 경우 한 업체 메뉴만 주문할 수 있는 만큼 소비자 입장에선 통합 배달앱을 더 선호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주 목적은 배달앱을 넘어서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상생 방안을 마련해보려는 노력으로 봐달라”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