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못 갚는 불량고객 늘어 건전성은 우려
카드업계가 올해 3분기 개선된 성적표를 받았다. 카드론 등 대출성 자산이 증가한 영향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치솟는 가계대출을 막기 위해 카드론 규제 검토에 나서게 될 경우 카드사들의 수익성 활로가 다시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적이 공개된 4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카드)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5946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2886억 원) 대비 23.75% 증가했다. 회사별로 △신한 5527억 원(17.8%) △삼성 5315억 원(23.6%) △KB국민 3704억 원(36.0%) △우리 1400억 원(19.7%) 등 두자릿수 신장률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에도 카드사들은 호실적을 거뒀다. 역시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수익성이 높은 대출성 자산이 뒷받쳐줬다.
카드사 관계자는 “조달금리 하락과 함께 카드론 잔액이 늘어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며 “아직 공개되지 않은 나머지 카드사들의 순이익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만큼 올해 대출성 자산은 카드사들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8개 전업카드사의 카드 대출 잔액은 총 44조6650억 원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이 통계를 추산한 2003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이 중 카드론은 38조7880억 원으로 전체 카드대출 비중의 86.8%를 차지했다.
올해 꾸준히 늘어난 카드론 잔액은 8월 기준 41조8310억 원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대를 갈아치웠다.
문제는 대출액이 불어난 만큼 카드론 등을 갚지 못해 구제 신청하는 ‘불량고객’도 증가했다는 점이다. 부실 대출이 늘어날 경우 건전성 리스크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실제 카드 대출 규모에 비례해 연체 역시 최대 수준을 찍었다. 8월 말 기준 카드 대출 연체금액은 1조3720억 원, 연체율은 3.1%로 집계됐다.
최근 금융당국이 카드론까지 규제할 조짐을 보이면서 수익 창구가 다시 좁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달 금감원은 일부 카드사를 대상으로 리스크 관리 계획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카드론 잔액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전월 대비 줄어들었다.
카드사들은 올해 하반기에도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비용 효율화 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론 잔액 증가로 수익성이 증가한 것을 두고 마냥 긍정적으로 보기는 힘들다”면서 “대표적인 불황형 대출인 카드론이 증가하면 연체율도 늘기 때문에 대손비용을 줄이기 위해 실적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