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강강약약’ 꺼낸 한동훈...‘조선제일검', '정치 9단' 변신 가능?

입력 2024-10-2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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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강약약’ 새 보수 브랜드로
김여사 문제 해결에도 목소리
“당정갈등 유발” vs “새 기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서울 성동구 뚝섬역 인근 공유오피스텔에서 열린 '역면접x국민의힘, 2030이 묻고 정당이 답하다'에서 면접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당 대표 취임 100일을 맞는 30일 ‘변화와 쇄신’을 기치로 개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강강약약’(강자에 강하고, 약자에 약하다)이라는 보수의 새 브랜드로 당내 개혁을 주도함과 동시에 대통령실에 각을 세우는 ‘여당 내 야당’ 역할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당내 개혁으로 당 비상대책위원장 때부터 강조해왔던 ‘격차해소’에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28일 당 격차해소특위와 함께 참석한 서울 동작구 서울가족플라자 현장 방문 간담회를 “우리(보수)의 실질은 ‘강강약약’”이라며 약자를 위한 정책 추진 의지를 밝혔다. 그는 27일 청년과 함께한 ‘역면접’ 행사에서도 “우리를 볼 때 ‘강약약강’으로 보이지만, 우리 지향점은 ‘강강약약’에 가깝다”며 “그런 정치를 하려고 와 있고 그런 삶을 살아왔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브랜드 확립에는 대권주자 맞수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먹사니즘’(먹고 사는 문제)에 대항한 의도라는 해석이 강하다. 이 대표는 경제정책 브랜드인 ‘먹사니즘’을 앞세워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을 추진하며 대권 체제로 전환한 상황이다.

다만 ‘강강약약’을 두고선 당내 아쉬운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강강약약’이라고 했을 때 ‘새롭다’라는 이미지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은 편”이라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겠다’라는 게 떠오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대외적으로는 취임 후 줄곧 밝혀왔던 김건희 여사 문제 해결을 위한 3대 요구(대통령실 인적쇄신·김건희 여사 대외활동 중단 및 의혹 해소 노력)를 비롯해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을 밀어붙이며 입지를 다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재·보궐선거에서 부산 금정에서 22.07%포인트(p) 차의 압승을 거두며 보수층의 선택을 받았다는 게 친한(친한동훈)계 입장이다.

친한계 장동혁 최고위원은 29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국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국민 눈높이’가 무엇인지 국민들께 다가가려고 노력했고, 변화와 쇄신을 위해서 100일 동안 그 밑 작업을 했다”며 “100일이 지나고 나면 밑 작업을 했던 변화와 쇄신을 마무리하고 우리가 정책정당으로서, 유능한 정당으로서 어떻게 나아갈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서울 성동구 뚝섬역 인근 공유오피스텔에서 열린 '역면접x국민의힘, 2030이 묻고 정당이 답하다'에서 면접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하지만 ‘당정 갈등’을 유발해 당을 내홍에 빠뜨렸다는 비판은 상당하다.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해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과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을 두고 공개적인 다툼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 권영세·김기현·나경원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은 이날 조찬 회동을 한 뒤 성명을 내 “대통령과 당 대표의 내분만 도드라져 보이는 것은 참으로 정치적 리더십의 부재라 할 수밖에 없다”며 한 대표를 저격했다.

일각에선 “한 대표에 기회가 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후반부에 접어드는 데다 국정 동력의 최대 걸림돌로 지목된 김 여사 문제에 있어선 한 대표가 우위에 설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통령실 일각에서도 부정 여론이 높아지는 상황을 의식해 윤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나 김 여사의 서면 사과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차별화’는 정책적으로 달리했을 때 차별화인 것이고, 지금까지 한 대표가 보여준 건 여론을 의식한 행동이었다”며 “대통령실과 정면으로 각을 세우지 않되, 그렇다고 물러서지도 않는 유연한 모습을 보인다면 ‘검찰’ 딱지를 뗄 기회가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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