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 대법원 심리여부 오늘 결정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소송 항소심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은 두 사람의 이혼소송 상고심 심리 여부를 이날 밤 12시까지 결정해야 한다.

두 사람의 이혼 소송 상고심이 7월 8일 대법원에 제출된 만큼, 상고심절차특례법에 따라 4개월 이내인 오늘까지 심리불속행 기각 여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심리불속행 기각이란 원심판결이 헌법의 부당한 해석이나 판례의 변경 필요성 등 특정한 요건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 상고심 심리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다. 이 경우 앞선 항소심 결정이 확정된다.

두 사람의 이혼 소송이 심리불속행 기각될 경우 최 회장은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의 결정에 따라 노 관장에게 1조 3808억 원의 재산분할과 20억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게 된다. 최 회장이 현금으로 1조 4000억 원을 마련해야 하는 셈이다.

그러나 대법원이 심리불속행 기각 대신 심리를 계속하기로 결정하면, 항소심 과정에서 법률상 오인 등이 없었는지 따져보게 된다.

심리가 계속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사건의 재산 분할액이 1조 원이 넘는 유례없는 규모인 데다가 재판 과정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문제 등이 거론된 점 등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이 경우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옛 대한텔레콤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되는 '특유 재산'으로 볼 것인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알려진 300억 원이 SK그룹 재산 형성과 증식에 영향을 줬는지 등이 쟁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항소심 재판부가 최종현 선대 회장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 대한텔레콤 주식 가치를 주당 100원에서 1000원으로 사후 경정한 것이 이날 결정에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두 사람의 이혼 사건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될지 여부를 두고도 눈길이 모인다. 법리가 복잡하고 사회적 파장도 크기 때문에 대법원장이 포함된 대법관 13명의 판단을 받을 가능성을 점치는 것인데, 이 경우 이혼 재산분할 사건으로는 처음으로 대법 전합의 판단을 받는 사례가 된다.

대법 전합의 판단은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소부에서 재판부 전원 합의가 어렵거나 기존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만장일치로 합의한 경우에 이뤄진다. 대법원장이 직권 회부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