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무원 살해 육군 장교 "계획 범죄·사이코패스 가능성은…"

입력 2024-11-0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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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강원도 화천군 북한강에서 함께 근무하던 군무원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북한강에 유기한 현역 군 장교 A 씨. 현장 검증을 위해 호송차에서 내린 모습이다. (연합뉴스)

같은 부대에 근무한 30대 여성 군무원을 살해 후 훼손 및 유기한 30대 후반 현역 육군 중령에 대해 "계획 후 범죄를 저질렀다고 보기 어렵고, 사이코패스일 가능성도 작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 강원도 화천군 북한강에서 30대 군무원의 시신이 발견됐고 피의자는 30대 남성 A 씨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각종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손수호 변호사는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살인 자체는 우발적이었을 거로 보인다"며 그 근거로 범행을 저지른 장소를 꼽았다.

A 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3시께 부대 주차장 내의 본인 차량에서 피해자와 말다툼을 벌이다 목을 졸라 살해하고 다음날 오후 9시 40분께 북한강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손 변호사는 "근무 중인 부대의 주차장이라 모두가 자신과 피해자의 얼굴과 차량을 알아볼 수 있는 데다가 사람들이 자유로이 오가는 곳인데, 그런 곳에서 계획 살인을 할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계획했다면) 피해자를 아무도 없는 곳으로 유인하거나 누군가를 시켜 데려왔을 것"이라며 "게다가 피의자는 자신의 알리바이를 만들려고 시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신 훼손에 대해 "도구를 미리 준비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살해 후에 장소물색과 도구 준비를 했다. 이후 훼손 장소로 인근 공사장을 선택한 것도 가해자에 유리한 장소는 아니다"며 계획범죄의 가능성이 작다고 시사했다.

살인 후 시신을 훼손한 행위가 피해자에 대한 보복이나 대중을 상대로 한 공포심 조성 등 특수한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에 손 변호사는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질렀을 경우, 자수는 꺼려지고 범행을 숨겨야 할 때 실질적 필요로 훼손하는 경우가 많다"며 "시신의 크기를 줄이고 이동과 은닉의 편리를 위해서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살해의 방법을 두고 범인이 사이코패스거나 특수부대 출신이 아니냐는 의혹에도 입을 열었다. 그는 "시신을 훼손했다고 해서 모두 사이코패스라고 단정할 수 없고, 특수부대라는 추측 역시 확인된 것인지 의문"이라며 "방송과 대중의 관심이 여기에 쏠려있지만, 이런 점에만 집중하다 보면 사건 분석과 대응책 마련 등에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 변호사는 살해 후 시신을 훼손 또는 유기해 처벌을 피하려는 사례가 자주 있었다며 9월 발견된 옥탑방 시멘트 암매장 살인사건, 2007년 육군 중사 토막 살인 등을 언급했다. 그는 "참혹한 방법을 동원해 범행을 숨기지만, 범인을 찾고 살인죄 유죄 판결을 받아내고 있다. 시신을 숨기더라도 현실에서 완전 범죄가 될 가능성은 현저히 적다"고 강조했다.

7일 경찰은 수단의 잔인성, 중대한 피해, 죄를 범했다는 충분한 증거, 국민의 알 권리, 공공의 이익 등을 이유로 A 씨의 신상공개를 결정했으나, 피의자가 이를 거부하며 공개가 보류된 상태다. 현재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휴대전화 분석작업 등 조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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